매일신문

'살인 환율'에 장사없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달러당 1천7백원대를 돌파하면서 올한해 우리기업의 손익계산은 일부 흑자사들마저 장부상으로는 남는 장사를 했지만 실제로는 적자상황으로 돌아서게 됐다.올해 순이익 1조원으로 사상 최대의 경영성과를 기록한 포철의 경우 당초 경상이익의 10%%를 경영성과급으로 지급할 계획이었으나 회사측은 10일 긴급간부회의를 통해 달러화로 결제하는 원료구입비 및 외화차입금 상환부담이 늘어 연말 직원들에게 주기로했던 4백억원가량의 경영성과급지급이 불가능하다는 쪽으로 잠정결론을 내렸다.

포철의 경영성과급 지급여부는 포항지역 경제흐름에 민감하게 작용해왔다.

포철은 또 지난 10월 1달러당 원화환율을 9백30원 정도로 계산해 수립했던 내년도 사업계획안을지난달말 9백90원대로 재조정, 경영계획을 수정한데 이어 2천원대 육박전망이 나옴에 따라 조만간2차 수정회의 소집을 검토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포철관계자는 "원료 및 기자재구입비, 외화차입상환비용등을 합쳐 연간 40억달러 가량을 결제해야하는데 환율이 연초에 비해 2배가량 올라 이익금중 상당부분이 환차손으로 빠져나갈 수밖에 없는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사정은 고철, 슬라브(후판 중간소재), 열연코일등 원자재 수입의존도가 높은 포항공단내 업체들 모두가 마찬가지여서 타산업계에 비해 비교적 형편이 낫다는 평가를 받았던 철강업계 경기도 수직하강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입증했다.

한편 포항공단 업체들의 대부분은 수출품에 대한 결제통화는 달러화, 엔화, 마르크화등으로 다변화돼 있는 반면 수입품 결제는 달러화 중심이어서 수출량 증대를 통한 환차손 부담줄이기도 사실상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다.

〈포항·朴靖出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