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꿈이 있던 어린시절 추억 되살리며

귓볼을 쓰윽 문지르면 손가락 사이에서 없던 돈이 생겨난다. 경제도 민심도 온통 추락하는 것 뿐이지만 아슬아슬한 줄에 매달린 사람들은 공중에서 훨훨 날아다닌다. 날자, 날자. 입을 쩍 벌린 구경꾼들도 덩달아 날아보고 싶다.

서커스, 마술쇼에 이어 신파극에 이르기까지 때아닌 '복고풍 공연'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서커스와 마술이 답답한 세상살이를 잊게 하고 그야말로 '마술같은' 세계로 안내한다면 신파극은 관객들에게 '아 옛날이여'를 떠올리게 하는 셈이다.

로얄 런던 서커스단이 지난 5일부터 서대구 청구복합화물터미널에서 약 한달간의 공연에 들어갔다. 국내에서는 지방도시에 간간히 나붙던 현수막도 사라지고 서커스단이 어느 틈엔가 자취를 감추고 만 터라 서커스에 대한 향수를 가진 사람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지난 8,9일에는 대구MBC가 주선한 '오스트리아 묘기와 헝가리 마술쇼'가 대구시민회관에서 열렸다. MBC는 또 다음달 10일부터 신파극 '불효자는 웁니다'(연출 문석봉)를 세종문화회관 무대에올릴 계획이다. 이덕화, 나문희, 최종원 등이 출연할 '불효자는 웁니다'의 '눈물없이 볼 수 없는이 시대 최고의 비극'이라는 촌스런 광고문구가 오히려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최근 가수 이적과 김동률이 함께 발표한 '그때가 좋았지'라는 노래가 인기다. 공연장에 가서도 '좋았던 옛날'을 떠올려야 한다는 사실이 관객들에게 서글픔을 준다. 정말, 그때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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