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관 느와르' 시대의 도래인가. 갱단과 폭력이 영화속에 난무하던 '필름 느와르(검은영화, 폭력영화라는 뜻)'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어느 틈엔가 TV 화면을 점령해버린 폭력과 액션은 이제 드라마의 '양념' 정도로 가볍게 봐 넘길 수준을 넘고 있다.
문제는 끊임없이 폭력성 시비에 휘말리고 있는 프로그램들이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는 것. '영웅신화'에 이어 건달이 주인공인 MBC '복수혈전', 경찰서장과 폭력배와의 갈등을 그린 KBS2 '그대 나를 부를 때' 등 드라마는 물론, '경찰청 사람들' 같은 사건 재연 프로그램들이 시청률 조사에서 언제나 상위에 오른다.
방송가에도 예외 없이 불어닥친 IMF 한파로 제작비 축소, 일부 프로그램 폐지가 현실화되고 있지만 오락성 짙은 폭력 프로그램의 제작 열기는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KBS2가 내년 2월 방송예정으로 제작하고 있는 미니시리즈 '맨발의 청춘' 역시 조직폭력배와 검찰의 싸움을 소재로 하고있다. 이종원, 배용준이 '보스'의 피를 물려받은 2세들로, 고소영은 부유층 딸이지만 불량한 여자로 나온다. '모래시계'로 TV 폭력의 수준을 한차원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는 김종학 PD. 그가만들고 있는 SBS '백야'는 남북 첩보원들의 혈투를 다룬다. "모래시계의 액션은 비교도 안 될 것"이라는 게 김종학 PD의 설명.
폭력물이 넘치다 보니 차인표, 안재욱, 손창민, 이종원 등 부드럽고 선한 이미지의 연기자들이 줄줄이 건달로 '연기변신'을 하고 있다. 사회가 어려울수록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TV변신'이 아쉬운 때다.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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