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열린 대선후보간 TV합동토론회는 각 후보들간 구체적인 정책 논의보다는 대선전 마지막 토론이란 점을 의식, 상대방 약점을 집중 공략하는 정치공세에 치중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나마 주어진 토론주제 중심으로 3당 후보를 비교한다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수 있다.
첫째는 통신시장개방과 전자주민카드에 대한 후보간 견해. 통신시장개방과 관련, 각 후보는 초고속통신망을 조기 구축하고 정보통신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한다는데 한목소리. 전자주민카드 실시를 두고는 이회창, 이인제후보는 사생활이 침해되지않는 점진적시행을 주장했으나 김대중후보는 원칙적으로는 실시 반대를 표명했다.
둘째는 IMF조건하에서의 특히 실업문제와 관련, 이회창후보는 임금하락을 감수하고라도 고용수준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하면서 2조원의 실업자 보조금 확보를 주장. 또 김대중후보는 새로운 직종창출에 대한 지도자의 의지를 부각시키고 국제경쟁력 제고를, 이인제후보는 '실업비상대책위'를 만들고 3조원을 확보해 실업급여등으로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셋째, 학원폭력문제와 관련, 이인제후보는 문제학생들을 가칭 '특수국립군사학교'에 입소케해 기술교육도 받고 병역의무도 면제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타후보에게 견해를 물었으나 명확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과외문제해결에 대해서는 세후보 모두 다른 방안을 제시. 이인제후보는 대입제도를개선하는 장기적 해결과 함께 특단의 조치로 학군을 없애고 서울대를 대학원중심으로 전환, 학벌주의를 타파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대중후보는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대학에는 모두 입학 가능토록 해야한다고 했다. 이에대해 이회창후보는 집권자의 실천의지와 지도력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보았다.
넷째, 사회기강의 문제로서 정경유착과 부정부패가 거론되었는데, 이회창후보는 지도자의 정직성과 그에 대한 국민의 신뢰감이 중요하다고 주장한 반면 김대중후보는 이회창후보가 지도자로서의도덕적 자격이 부족하다고 반박했고 이인제후보는 상대 후보들의 흠집내기를 구사하며 정치부패방지법과 자금세탁방지법의 제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다섯번째의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의 중요성에는 3당후보가 일치. 그러나 그린벨트문제를 두고 김대중후보가 전면보상해결책을 주장한 반면 상대후보들이 현실적으로 재원확보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반박해 논쟁이 일었다. 마지막으로 문화정책분야에서 위성방송의 재벌 참여문제를 두고이회창후보가 대기업 참여 원천봉쇄가 국제경쟁력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을수 있다고 본 반면 김대중후보는 재벌의 언론집중에 따른 폐해를 들어 중소기업컨소시엄방식의 참여를 주장했다.결국 이날 정책 토론 내용만을 종합한다면 이회창후보는 온건한 정책내용과 추진방식을 선호해새로운 대안제시에 조심스런 인상을 주었으며 김대중후보는 기존정책의 문제점 극복을 강조하면서 재정적으로 그 실현성이 쉽지않은 대안까지 제시했고 이인제후보는 검증이 아직 필요해 논란의 소지가 있는 새로운 대안들을 망설임없이 제시하는 편이었다.
金奎原 경북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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