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화속의 과학(39)

콘텍트(2)-외계문명 탐사 사실적 묘사 최근에 개봉된 영화 '콘텍트'에는 '지구외문명탐사계획'(SETI: Search forExtra-Terrestrial Intelligence)의 진행과정이 사실적으로 묘사돼 화제가 됐다. 어려서부터 별을 바라보며 우주에 관해 궁금해 하던 한 소녀(조디 포스터)는 밤마다 무선통신(HAM)을 통해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의 응답을 기다린다. 그리고 그 소녀는자라서 천문학자가 되어 여전히 외계에 존재하는 생명체를 찾는데 몰두한다. 외계생명체와의 교신을 열망하던 그녀는 어느날 26광년 떨어진 베가성으로부터 메시지를 받게 된다. 메시지를 해독한 결과 외계생명체와 교신할 수 있는 우주선의 설계도임이 밝혀진다. 드디어 우주선이 완성되고 엘리가 우주선에 탑승한다. 과연 엘리는 외계생명체와 접촉할 수 있을 것인가. 외계인은 왜 그녀를 택했으며 그녀에게무엇을 전하려했을까.

영화 '콘텍트'는 칼 세이건의 원작 소설을 영화로 만든 것이다. 외계 생명체와의 교신 과정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는 것은 칼 세이건이 이 계획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영화에는 SETI계획의 무대인 아레시보 천문대와 VLA(Very Large Array)가자주 등장한다.

푸에르토 리코에 소재한 아레시보 천문대는 세계 최대의 전파 망원경을 보유하고있다. 이 망원경은 가시광선의 빛과 이보다 수 백배 넓은 전자파 스펙트럼을 수신할 수 있어 외계로부터 들어오는 신호에서 많은 정보를 얻는 것이 가능하다. 아레시보 망원경은 고정형 금속 그물을 자연 그대로의 둥근 골짜기에 덮어 만들었는데,영화 속에 그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우주에서 전자파를 방출하는 전파원이 점이 아닌 구조를 가지고 있다면 여러 안테나를 이용해야 한다. 여러 전파수신안테나(전파 망원경)를 한 줄로 세운뒤 그 간격을 변화시키면서 관측하면, 전파원의 구조에 관해 더욱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각각의 수신 안테나가 받아들인 정보를 종합하면 전파원의 정확한 분포도를 구할 수 있고 하늘의 영상, 즉 '전파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된다.

현재 가장 효율이 좋은 구경합성 망원경이 바로 미국 뉴멕시코주 소코로 사막에 있는 VLA다. VLA는 직경 25m의 포물면 안테나가 무려 27개나 줄지어 있는 것으로,가장 큰 배열은 각 팔이 약 21km나 돼 0.1도의 분해능으로도 전파원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우주를 향해 외계 생명체의 신호에 귀기울이고 있는 거대한포물선 안테나가 언젠가 거대한 신호음을 낼 날을 기대해 본다.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과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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