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97 지구촌(6) 내전 격화

97년에도 어김없이 세계 도처에서 숱한 내전이 이어졌다. 특히 아프리카 중부지역의 경우에는 '내전의 도미노'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연쇄적으로 내전이 확산됐다.엄청난 희생 끝에 내전의 총성이 멈춘 곳도 있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피를 뿌려온수단과 알제리, 스리랑카 등지의 내전은 아직도 그 끝이 보이지 않고있다.

반면 작년까지 세계의 관심을 모았던 체첸과 보스니아에는 불안하나마 평화가 유지됐고 라이베리아에서도 민주적 총선을 통해 평화정착의 기반이 마련됐다.

▨알바니아=1월15일 피라미드식 투자회사의 파산으로 돈을 날린 시민들의 시위가반정부 시위로 격화되면서 이후 1천8백여명이 희생되는 내전으로 비화됐다.

남부 블로러에서 2월10일 첫 유혈충돌이 발생한 뒤 시위는 점차 폭력화됐으며 경찰관서에 탈취한 무기로 무장시위까지 이어지자 3월2일 알바니아 전역에 비상사태가선포됐다. 뒤늦게 정부의 수습책이 발표됐으나 이미 무정부상태로 치닫는 상황이어서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유럽이 다국적군을 파견하고 정치권이 5월9일 조기총선 실시 등의 새로운 정치일정에 합의함으로써 3개월여에 걸친 내전은 가까스로 수습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콩고민주공화국(구자이르)=32년간 독재권력을 휘둘러온 모부투 세세 세코 대통령이 5월17일 수도 킨샤사를 압박해온 반군에 쫓겨 망명길에 오르면서 8개월간의 내전이 막을 내렸다.

사회주의 혁명가 출신의 로랑 카빌라가 이끄는 반군은 수도에 입성한 뒤 국명을 콩고민주공화국으로 바꾸고 모부투 정권의 잔재 청산과 2년 뒤 대통령 선거를 약속했다.

르완다에 투치족 정권이 들어선 이후 후투족 난민이 대거 자이르로 유입된 것이 내전의 불씨가 됐다. 모부투 정권은 30만명의 투치족 원주민이 후투족 게릴라 소탕을명분으로 자이르 영토에 자주 침범하는 르완다와 부룬디의 투치족 정권과 연계되는것을 막기위해 이들 투치족을 반군으로 지목해 자이르를 떠날 것을 명령하고 투치족이 무장투쟁에 나서면서 내전이 시작됐다.

그러나 이는 도화선만 됐을 뿐 모부투의 독재정치에 따른 실정과 부패가 근본적인동력이 됐다.

▨콩고=구 자이르에서 포성이 멈춘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6월 초 파스칼 리수바대통령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드니 사수 응궤소 전대통령의 사병조직을 해체하기위해 정부군을 파견하고 응궤소측이 이에 무력으로 맞서면서 내전이 촉발됐다.반군은 4개월여의 내전 끝에 10월15일 수도 브라자빌을 장악하고 10일 뒤에는 응궤소가 다시 대통령에 취임했다.

▨시에라리온=조니 폴 코로마 소령이 주도하는 군세력이 5월25일 쿠데타를 일으켜아마드 테잔 카바흐 민선대통령 정부를 전복하면서 6개월만에 다시 내전이 발생했다.

▨캄보디아=훈 센 제2총리를 추종하는 병력이 7월5일 노로돔 라나리드 제1총리의외유를 틈타 라나리드파 제거에 나서면서 내전이 시작됐다.

훈 센 진영은 지난 93년 연정 구성뒤부터 갈등을 빚어온 라나리드측이 내년 총선을앞두고 크메르 루주와 연대를 꾀한다는 소문에 자극받아 무력행동에 나섰다.

훈 센은 반기를 들거나 라나리드파로 분류된 인사에 대해 무자비한 고문과 즉결처형을 자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2의 킬링필드'라는 국제사회의 우려를 샀다.▨아프가니스탄=회교 학생무장 조직 탈레반이 5월25일 아프가니스탄 전역을 사실상 장악하고 회교공화국을 선포함으로써 78년 이후 19년만에 내전이 종식되는 듯했으나 반탈레반 연합측이 다시 공세에 나섬으로써 내전이 격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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