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해안 어민 등 투표 포기

최근 성어기를 맞고 있는 명태잡이를 위해 영동북부지역 어민들 상당수가 투표일인18일에도 조업에 나서 주권행사를 하지 못했다.

속초와 고성 등 영동북부지역에서는 18일 60여척 5백여명의 어민들이 새벽부터 명태조업에 나서거나 이미 17일 출어한 상태여서 투표를 못했으며 속초선적 대형 오징어 채낚기 어선 16척도 울릉도 해역으로 장기조업에 들어가 1백여명의 어민들이투표를 포기했다.

또 설악산 정상에서 근무하는 국립공원 설악산관리사무소 대청분소 직원 9명은 이날 비번인 4명만 투표를 하고 근무자 5명은 등산객들의 안전관리를 위해 불가피하게 투표를 하지 못했다.

용석원분소장(39)은 "나라의 장래를 책임지는 대통령을 내손으로 뽑고는 싶지만 대청봉 일대에 40㎝가량의 눈이 쌓인데다 기상변화가 심해 등산객들의 안전사고 우려가 높아 본연의 근무에 충실하는 것이 소임을 다하는 것"이라며 주권포기의 아쉬움을 달랬다.

섬지역 투표함 회수 비상

해양경찰청은 18일 전국 섬지역 투표함의 안전한 수송을 위해 종합선거경비상황실과 대책반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해경은 투표소가 설치된 전국 1백19개 섬의 유권자 9만4천여명의 투표가 모두 끝나면 경비함 53척을 투입, 이들 섬의 투표함 회수에 들어갈 계획이다.

해경은 이들 섬의 투표함 2백25개 가운데 29개는 경비함 6척을 동원해 직접 회수하고 나머지 1백96개 투표함을 회수하는 행정선이나 여객선 등에 대해서는 경비함47척을 배치, 호송경비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해경은 17일 오후 5시부터 전국 12개 해양경찰서에 갑호비상령을 발령,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갔으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북방한계선의 경계태세를 유지하는 등 해상경비도 강화하고 있다.

경남 최고령 할아버지 기권

경남지역에서 남자로서는 최고령자인 김진규할아버지(100·창원시 북면 하천리394)는 최근 건강이 악화돼 18일 대선 투표를 포기했다.

김할아버지의 며느리 이복엽씨(40)는 "지난해 총선 때에는 시아주버니한테 업혀가셔서 투표를 하셨는데 이번에는 속이 울렁거려 투표를 도저히 못하겠다고 말씀하셨다"며 "아버님의 의식은 또렷한 편이며 평소 정치에 관심이 많아 TV는 못 봐도 라디오를 통해 대통령 선거 분위기를 나름대로 파악하고 있었는데 거소투표라도 할걸아쉽다"고 말했다.

또 여자 최고령자인 박덕이 할머니(109·하동군 금성면 가덕리 358)는 거동불능자로 거소투표 마감일인 지난 16일 집에서 투표한 뒤 해당지역 선거관리위원회에 발송했다.

15대 대선 투표일을 이틀 앞둔 지난 16일 모친상을 당한 선거사무 종사원이 상중에도 종일 투표소를 지켜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지난 16일 모친상을 당한 사천시 곤양면사무소 계장 강차규씨(48·6급)는 18일오전5시50분 모두 2천99명의 유권자가 있는 곤양면 제1투표구에 도착한 뒤 온종일 선거사무에 종사하는 등 공직자로서의 사명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선거사무원들 격려

…김수한(金守漢) 국회의장은 오전 8시께 서울 서초구 반포4동 남산교회에 마련된제2투표구 투표소에서 부인 신금호(愼錦昊·65)씨와 함께 투표를 마쳤다.

김의장은 투표직후 반포4동 황치영(黃致榮) 동장과 선거사무원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하며 격려했다.

…전두환(全斗煥) 전대통령의 부인 이순자(李順子)씨는 오전 10시께 동네 주민들과함께 서울서대문구 연희2동 동사무소에서 선관위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한뒤 투표했다.

또 노태우(盧泰愚) 전대통령의 부인 김옥숙(金玉淑)씨는 아들 재헌(載憲)씨 내외가미국에 가 있기 때문에 혼자 연희1동 동사무소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표를 행사했다.

최규하(崔圭夏) 전대통령 내외도 낮 12시께 서울 마포구 서교동 제5투표구인 서연교회에서 투표에 참여했다.

…조세포탈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보석으로 풀려난 김영삼(金泳三) 대통령의 차남현철(賢哲·서울 종로구 구기동)씨의 한 측근은 현철씨가 투표할 지를 묻는 질문에"모르겠다"고 말했다.

…최종영(崔鍾泳) 중앙선거관리위원장(58·대법관)은 부인 고수경(高壽慶·55)씨와함께 이날 오전 9시 강남구 신사동 제3투표소에 나와 투표를 마치고 참관인들과 차례로 악수를 나누며 격려의 말을 건넸다.

…서울 광진구 구의3동 주택은행 제6투표소에는 지난 94년 귀순한 여만철(呂萬鐵·52)씨 가족이 오전 9시께 도착, 신성한 참정권을 행사했다.

여씨는 투표소 관리요원들에게 '수고하십니다'라고 간단한 인사말을 건넨 뒤 투표인 명부 확인과정을 거쳐 기표소로 가 투표를 끝내고 곧바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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