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위기 극복 동분서주-DJ 경제분야는 대통령 미리 취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당선자는 경제문제에 관한한 사실상 대통령직을 이미 떠맡기 시작했다. 임창렬(林昌烈)경제부총리와 관련부처 장관을 연일 불러 현황을 보고받은뒤 대책을 논의하는 것은물론 미국 일본 등의 각료,국제통화기금(IMF) 혹은 국내 경제단체들의 간부들과도 잇따라 만나위기 극복을 위한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와 국민신당 이인제(李仁濟)상임고문도 찾아가 여야를 초월한 협력을 요청했다. 김당선자 측근들은"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지경"이라고 한다.

사실 김당선자는 내년 2월 대통령으로 정식 취임하기전까지는 현 정부의 국정운영에 가능한한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었다. 즉 경제난국을 초래한 현 정부의 실정(失政)에 섣불리 개입했다간 덤터기를 쓰게 된다고 우려했던 것이다. 그러나 더이상 이같은 입장을 고수하기가 힘들게 됐다고 판단하기 시작한 것이다. 생각보다 경제위기 상황이 심각하다고 인식하게 됨에 따라 계속 방치했다간 경제 파탄지경의 정권을 인수해야 할지 모른다는 절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게된 것이다. "외환위기가 12월은 어떻게 넘길 수 있으나 내년 1월은 유사하거나 더 어렵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국민회의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의 지적에서도 엿볼 수 있다.

김당선자는 이같은 위기 극복책으로 우선 국제신인도 회복과 범국민적인 협조 요청에 주력키로했다. 또한 외환위기 등 경제실상에 대한 솔직한 고백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김당선자는 대외 신인도 제고 차원에서 내년초 임시국회를 소집,기업구조 조정을 촉진하고 정리해고가 가능토록 관련법도 개정하기로 했다. 대기업의 투명성 확보도 중요하다고 판단, 재벌들의 상호지급보증 금지와 결합재무제표의 도입도 추진키로 했다. 방한한 국제적인 투자가 알 왈리드 사우디왕자, 오구라 가즈오 주한일본대사 등과의 지난 23일 면담도 적극적인 투자 혹은 지원을 유도함으로써 대외 신인도를 회복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김당선자는 또 내년초 TV에 출연,국민들과의 대화시간을 갖고 경제위기 실상을 사실 그대로 알리거나 경제백서를 발간하는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들의 자발적인 협력을 얻어내기 위한 것이다.

김당선자는 24일에도 여의도 당사와 국회를 오가며 허신행(許信行)소비자보호원장 및 소비자단체대표단과의 간담회, 경제 5단체장 및 농협중앙회 원철희(元喆喜)회장과 오찬을 잇따라 갖고 물가인상 억제 방안 등 경제위기 극복대책을 논의했다.

김당선자는 하루전 전윤철(田允喆)공정거래위원장을 국회로 불러"IMF지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벗어나기 위해선 안정·개방·투명성 세가지가 대단히 중요하다"며 외환위기의 실체도 투명성 부족에서 비롯됐음을 강조했다.

오후엔 한나라당 이회창명예총재를 방문,"거당적으로 협력함으로써 국제사회에 화합하는 모습을보여주자"고 요청했다.

〈徐奉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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