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경제대란을 보고 옛 고사하나가 생각난다. 준(周)나라 무왕(武王)이 태공(太公)에게 "어진이를 기용했는데도 실책한 연유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태공은 "임금이 소선(小善)만 즐겨쓸뿐 진현(眞賢)을 얻지못했기 때문"이라 답했다. 말의 뜻은 임금이 참소하는 말을 싫어하여 눈이 어두워져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신하들은 무리를 지어 득세하고 관리들은 작당하여 간사한 일을 저질러놓고도 임금의 눈과 귀를 멀게 만든다. 이 때 충신은 죄가 없어도 무리의 비방으로 죽게되고 사신(邪臣)은 공이 없어도 명예와 상을 받게돼 나라는 위망(危亡)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오늘 우리경제를 국가부도위기(모라토리엄)까지 몰고 가게한 장본인인 김영삼대통령과 재경원을 비롯한 경제부처의 실상을 옛 이야기형식으로 전해듣는 것같아 섬뜩하기만하다. 나라경제가 썩어 문드러지도록 최고 엘리트집단이라고 자부해온 재경원의 관료들은 과연 무엇을 했는가. 무리를지어 숫자를 조작해오던 재경원이 정확한 외채규모를 몰랐고, 우리경제의 고삐를 쥐고있는 국제신용평가기관의 능력을 과소평가 했으며, 세계경제부문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외국뉴스미디어에둔감했던 것도 실책이다. 우물속 개구리처럼 '지피지기'(知彼知己)병법을 터득하지 못했기 때문에IMF의 칼날앞에서도 대응방법은 미숙할 수밖에 없었다. 자식의 비행은 아비의 잘못으로 돌아가듯신하의 무능과 무지도 임금의 능력부족으로 돌아간다. 뉴욕 타임스는 "YS의 전문지식 결여와 통찰력부족이 일을 망쳤다"면서 "능력이상의 자리에 오른게 화근"이라고 빈정댔다. 경제국치에 이어온 자존심의 손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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