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의 뉴스메이커-세계식량계획

영양결핍으로 뼈마디가 앙상한 팔 다리를 드러낸채 멀건 국물로 허기를 때우는 북한의 어린이들.올해 전세계 언론의 비상한 관심을 모은 북한의 극심한 식량난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데는 유엔세계식량계획(WFP·World Food Programme)의 공로를 빼놓을수 없다. 국제사회의 대북 식량지원에는 언제나 WFP의 이름이 빠지지 않을 정도로 북한에게 WFP는 '구원의 천사'나 다름없었다.'배가 고프면 평화도 민주주의도 발전도 없다'는 전제 아래 전세계의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을 최전선에서 돕고 있는 세계 최대 식량원조기구 WFP. 르완다 등 종족분쟁이 끊이지 않는 아프리카국가들, 자연재해가 수시로 발생하는 방글라데시 등 지구촌 구석구석에 WFP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지금도 전세계 인구 7명중 1명꼴로 고통받고 있는 기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간 12억달러를 투자, 4천여명의 직원들이 90여개국 5천여만명을 대상으로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다.지난 63년 로마에서 설립, 전세계 83개국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WFP는 개도국의 식량과 농업 관련 문제를 책임지는 로마 소재 4개 유엔기구중 하나. 자연 재해 및 전쟁 희생자 구호를 지원하고개도국 빈민자의 자급자족 달성을 위해 잉여식량을 지원하는 것이 주목적이다.이를 위해 지난 30년간 1백40억달러, 4천여만t의 식량을 원조한 WFP는 특히 90년대 들어 동유럽,아프리카, 아시아 등지에서 확산된 내전으로 증가한 난민들의 생존을 위한 식량 지원에 전력을 쏟고 있다. 10년전만 해도 WFP가 원조한 식량의 70%% 가까이가 빈민자의 자급자족을 돕는데 쓰였으나, 현재 70%% 이상의 예산이 인간이 저지른 재난의 희생자들을 위해 쓰일 정도로 정치 종족 갈등이 늘어나고 있다.

기아에 허덕이는 어린이, 임산부, 노약자를 대상으로 성장을 위한 식량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있는 WFP는 매일 수십만명의 학생들에게 급식을 제공하고 그들이 계속 교육받을수 있도록 돕고있다.

또 만성적으로 기아문제가 계속되고 있는 이디오피아, 소말리아, 방글라데시 등지의 주민들이 도로, 제방공사 등 도시 재건작업에 참여하는 대신 식량을 지급받도록해 그들의 생활력을 높이는데중점을 두고 있다.

이처럼 광범위한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캐서린 버티니 사무국장(47·여)은 헐벗은 사람들을돕기 위해 세계 어디라도 가기를 서슴지 않는 '현대판 나이팅게일'로 통한다.

유엔 소속 36개 회원국 대표로 구성되는 WFP 집행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그녀는 특히 내년에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이는 북한의 식량문제를 돕는데 최대 관심을 쏟고 있다. 지난 3월 북한을 방문, 심각한 식량난 실태를 전세계에 알린 그녀는 원조식량의 하역·배급과정을 감시하는 평양사무소 직원을 20여명으로 늘려 배급체제의 투명성을 높이는 등 세계 각국의 대북 지원을 늘리는데힘쓰고 있다.

〈金英修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