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구화의신청 이모저모

…(주)청구 등 청구그룹 4개사의 화의신청 사실이 26일 밤에 알려지자 서울 역삼동 서울사업본부에는 입주에 불안감을 느낀 주택 입주 예정자들의 전화문의가 쇄도.

청구 관계자는 입주예정자의 문의에 대해 "화의가 받아들여질 경우 청구가 계속사업을 진행해 나가겠지만 설사 화의가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분양 및 시공 보증사,주택공제조합이 있어 금전적인 피해는 거의 없고 입주기간만 2~3달 가량 늦어질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금융기관과 주택건설업체들은 청구의 화의신청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

금융기관들은 청구에 대한 여신 규모가 공개돼 정부의 금융기관 구조조정을 앞두고 부실금융기관으로 시민들에게 비쳐져 예금인출 사태가 빚어질까 극히 우려하는 표정.

청구가 도산했을 경우 공사를 이어받도록 돼 있는 지역 주택건설업체들도 자기 회사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려 시민들의 분양계약 중도해지 요구가 있을까 좌불안석.

…지역금융기관들은 설마 했던 청구그룹의 화의신청 소식이 전해지자 "청구가 그렇게 쉽게 무너질 줄 몰랐다"며 경악스런 반응.

지역금융권에서는 지역의 대표적 기업이 화의신청을 내는 초유의 사태로 어떤 파장이 전개될까 쉽게 예측되지 않는다며 걱정들이 태산.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로는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역 금융기관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뚜렷한 대책도 떠오르지 않는다"며 한숨.

…(주)우방본사 및 모델하우스에는 26일 오후부터 '청구 연대보증사가 우방이이서승계시공을 해야 되지 않느냐'는 문의전화가 쇄도. 우방은 "청구,보성과는 단한건의 시공,대출보증도 없다"고 강조하고 파장 최소화에 진력. 이순목회장은 27일 "업무를 중단하는한이 있더라도 지역업체와의 보증 무연관성을 해명하라"고 지시하고"그러나 지역경제 미래를 위해서는 지역민들의 단결과상호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강조.

…대구시는 청구가 화의신청을 한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는듯 몹시 허탈해하는 분위기.

일부 직원들은 퇴근무렵 이 사실을 전해듣고 "IMF한파가 드디어 대구에도 현실로 몰아치고 있다"며 그 파장이 어디까지 진행될지 모르겠다고 우려.

김영창 건설주택국장은 "어떻게 하든 주택업체들의 연쇄부도는 막아야 하는데 대구시가 마땅히 지원할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

○…26일 오후 5시반부터 대구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상공인 송년회에 참석한 건설업체 대표들은 청구소식을 귀엣말로 나누며 걱정스러운 표정이 역력. 1시간동안의 행사를 끝낸뒤 이순목우방회장 이인중화성산업대표 김상구보성회장등 건설업체 대표들은 문희갑대구시장 채병하상공회의소회장등과 모처에서 모임을 갖고 청구의 화의소식이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논의.

○…(주)청구의 화의신청으로 납품대금을 받지 못한 칠곡군내 레미콘공장들이 대책마련에 전전긍긍.

한 레미콘공장 관계자는 "대구.경북도내 레미콘업체들이 청구에 물린 대금은 70여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안다"며 하청및 납품업체의 대량 부도가 예견된다고 우려.또 "다른 주택회사의 연쇄부도설이 현실로 나타나면 지역의 모든 업체는 살아남기힘들 것"이라고 한숨.

○…청구의 화의신청이 알려진 27일부터 본사에는 " 청구의 화의신청에 따라 협력업체는 어떻게 되느냐" "대구경제에 미칠 파장이 어느정도가 되느냐" "계약한 아파트는 어떻게 되느냐"는 불안감과 함께 "파장을 최소화하는데 모두의 힘을 모아야한다"는 전화가 쇄도했다.

주부 김모씨(북구 관음동)는 "대구의 큰 기업이 화의신청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IMF파장이 피부에 와닿는다"고 했다.

보험사에 다니는 김모씨는 "광명부도이후 대구지역의 최대위기"라고 전제하고 "이럴때일수록 모두가 냉정히 대처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걱정했다.

○…기업인들은 "어떻게든 화의신청이 받아들여져야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청구에부실여신이 있는 금융권들이 성급히 자금회수에 나서거나 대출을 줄일경우 대구경제는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빠진다"며 금융권의 신중한 행보를 촉구.○…청구그룹의 화의신청소식이 알려진 26일 밤늦게까지 계열사인 TBC 대구방송국 직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제작비 30%% 감축, 상여금 2백%% 반납, 호봉 동결 등 지난 22일 결정된 불황타개책에 이어 앞으로 있을 인원감축을 예상하며불안해하는 표정. 가라앉은 목소리로 방송을 마치고 나온 한 아나운서는 "방송을계속할 수 있는 거냐"며 동료들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이날 대부분의 직원들은 퇴근을 미룬 채 오후7시부터 박준영 TBC사장 주재로 열린 긴급 확대간부회의의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직원들은 "TBC가화의신청대상에서 빠졌고 청구와는 별도로 현 방송국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는 회의결과를 접하고서야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TBC 한 관계자는 "앞으로 구체적인 자구책이 논의되겠지만 광고시장이 위축되면 SBS프로그램을 받아오는 것마저 힘들어질 것 같다"며 어려움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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