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지도체제 개편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다. 한나라당은 현재 총재, 대표체제 아래 당헌상9인이내로 둘 수 있는 최고위원 선임방식을 총재 지명 뒤 전당대회나 전국위원회 동의를 얻어 임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새 당규안을 마련, 29일 열리는 당무운영위원회에서 처리할 계획이었다.그러나 이 새 당규안은 조순총재와 이한동대표측이 내년 5월 지방선거때까지 현 지도체제를 유지하려는 전략이라는 판단아래 김윤환, 이기택고문 등 당내 실세파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처리가여의치 못했다.
이날 이한동대표의 주재로 열린 당무운영위원회에는 구신한국당출신으로 서정화전당대회의장, 김태호사무총장, 이해구전정책위의장, 목요상전원내총무, 정재문전중앙위의장, 김덕룡.김정수의원이그리고 구민주당출신으로 하경근정책위의장, 장경우.조중연전부총재, 이규정전사무총장, 제정구의원, 김동수씨 등 총15명이 참석했다.
이자리에서 김태호사무총장과 신경식,목요상 등 김윤환고문계 인사들과 제정구의원과 장경우전의원 등 이기택계 중심의 구민주당인사들이 당헌당규와 관련된 사안은 의원총회에서 결정돼야 한다면서 새당규안 확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또 김윤환고문계 일부 인사들은 "이번 대선에서 이한동대표가 선거총사령탑으로서 제 역할을 못했으며 특히 경기도지역에서도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앞으로 이한동대표체제로서는 강력한 야당을 이끌 수 없다"며 이한동대표의 대선패배 책임론까지 들고 나왔다.최근까지 당내에서 각 계파 중진들은 조순총재를 총재내지 대표로 옹립하는데는 이견이 없었으나지도체제를 놓고서는 현격한 시각차를 보여 왔다. 이한동대표측은 현체제 고수입장을 견지하고 있는데 반해 김윤환고문계는 "전당대회에서 선출되지도 않은 조총재가 무슨 권한으로 최고위원을임명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 뒤 "야당으로 전환한 만큼 경선을 통해 당지도부의 우열을 가려,책임있는 운영모습을 보여야 야당으로서 생존력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기택고문도 구민주당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김고문의 견해에 동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다만 이기택고문은 다소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김덕룡의원은 김고문의 경선을 통한 집단지도체제에는 원칙적으로 뜻을 같이했으나 대선패배 직후와 IMF체제라는 국난, 경선후유증을 들어 다소 숙고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어쨌든 이기택고문과 김덕룡의원도 당내 기반이 취약한 조총재와 이대표가 기득권을 활용, 당직과지방선거 공천권을 자의적으로 악용하는 데는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결국 이번 당무운영위원회의 진통은 한마디로 한나라당도 야당식의 당권 투쟁이 사실상 개막되었음을 뜻한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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