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절약시대… 실속을 챙겨라

자동차 생활에서 거품이 빠지고 있다. 국내경제가 서민들도 가계를 초긴축 기조로 운영해야할'IMF 시대'로 돌입하면서 무턱대고 중대형 차량을 선호하던 과시적 소비 형태가 사라지고 유지비가 적게 드는 차를 구입하려는 실속형 소비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와같은 변화를 불러온 가장 큰 이유는 휘발유 가격의 폭등이다. 지난 3/4 분기까지만 해도 ℓ당8백원 안팎에 머물렀던 휘발유 가격이 12월말 현재 1천원선을 훨씬 웃돌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휘발유 가격 상승은 현재진행형. 내년 초엔 1천2백원선을 돌파할 전망이다. 지난 9~10월에 비하면,연료탱크를 가득 채우는 경우 소형(40ℓ)은 1만6천원, 중형(50ℓ)은 2만원, 대형(60ℓ)은 2만5천원정도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또 내년부터 할부금리가 현재의 13.6%%에서 20%% 선으로 크게 오르고 특별소비세·부가가치세등 관련 세금의 대폭 상승이 확실시되고 있어 차량 유지비를 최소화할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도절실해지고 있다.

물론 승용차를 타지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그러나 꼭 차를 사용해야 한다면 가급적 연료비와 세금부담을 줄일 수 있는 차량을 구입하는 것이 IMF 시대를 견뎌내는 지혜다.

▨연비 높은 차 선택하라

자동차를 살 때는 경제성·엔진성능·안전도·유지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비가 높은 차량을 선택해야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다. 연비(㎞/ℓ)란 연료 1ℓ 당 주행거리를 나타낸 수치.경차·소형·중형·대형 등 배기량 차이에 따라 연료비가 30~1백60%% 까지 차이가 나며 배기량이 높은 중·대형차일수록 연비가 적고 그만큼 대기오염 물질을 많이 방출하게 된다.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국산차 중에서는 대우자동차의 티코SL이 휘발유 1ℓ로 24.1㎞를 가는반면 현대자동차의 그랜저 3.5 DOHC 오토는 8㎞에 불과, 연료비 차이가 무려 3배 정도다. 같은등급의 차도 연비에서 30%% 까지 차이가 있다.

연비가 높은 차를 사려면 차량 구입 시 자동차의 측면 창에 붙어있는 에너지소비효율등급표를 확인하면 된다. 연비는 1등급에서 5등급 까지 나눠져있는데 1등급이 연비가 제일 좋고 5등급이 가장나쁘다. 또 자동변속기 차량의 연비가 수동변속기 보다 낮은 편이다.

▨경차는 혜택이 많다

경차의 장점은 1가구2차량 중과세에서 제외될 뿐만 아니라 자동차세·공영주차장 주차비·통행료등에서 많은 혜택이 있다는 점이다. 연비도 1~2등급으로 높고 공채매입액 및 면허세도 다른 등급의 차량보다 훨씬 싸다.

경차로는 현재 대우 티코와 현대 아토스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지난 9월 출시된 아토스는 길이·폭·높이 등 외관을 크게 키우고 운전석 에어백 등 안전옵션을 선택, 경차의 약점으로 지적되던안전성을 보강했다. 또 클러치 없이 기어만으로 변속할 수 있는 반자동변속기를 채택한 것도 아토스만의 강점. 실내공간도 성인남자 5명이 무리없이 탈 수 있을 만큼 넓다는 것을 내세우고 있다.대우자동차는 이에대해 티코가 아토스보다 1백만원 가까이 싼 데다 연비도 우수해 경제성을 따지는 경차 고객에겐 최적의 차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우는 또 지난번 서울모터쇼에서 주목받았던 티코 후속 차량인 M-100(프로젝트명)을 내년 초 출시, 아토스가 잠식한 경차시장 수복에 나설계획이다. M-100은 구체적 제형 및 성능이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나, 길이와 폭은 아토스와비슷하되 높이는 약간 낮은 산뜻한 외형을 갖출 것으로 전해졌다.

▨LPG·경유차의 연료비 절약

차를 이용하는 시간이 다른 사용자들보다 월등하게 많다면 LPG차나 경유차를 구입하는 것도 유지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이다. LPG와 경유의 가격이 휘발유에 비하면 절반 정도에 불과하기때문.

LPG 차량은 판매소를 찾기가 힘들고 대기오염물질을 휘발유 차량 보다 훨씬 많이 배출한다는 것이 단점이다. 이에따라 현행 자동차관리법은 LPG 사용범위를 사업용차·장애인차·승합차·화물차·특수차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통산부가 이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고 업계 측에서도 이미 경차에 탑재할 LPG 엔진 개발을 완료한 상태라 내년엔 LPG 차량이 추가로 시판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는 LPG 차량은 현대의 싼타모 한 차종에 그치고 있다. 싼타모 LPG는 지난 6월 출시된 이후 싼타모 전체 판매대수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유차는 소음이 심하고 승차감이 휘발유차보다 많이 떨어진다는 것이 흠이나 장거리 운행이 잦다면 구입을 고려할만하다. 경유차로는 무쏘·뉴코란도·이스타나·갤로퍼·스타렉스·그레이스·스포티지 등이 있다.

▨연료절약형 차량

완성차업체들이 불황기에 맞춰 연료절약형 자동차를 이미 출시했거나 내놓을 예정이다. 현대와 기아자동차는 기존 엔진에 비해 연료소모를 20%% 이상 줄이고 배기가스 배출량도 크게 낮춘 린번엔진의 개발을 끝내고 내년부터 시판할 일부 차종에 탑재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린번엔진은 엔진 연소실에서 바람을 일으켜 현재 15:1 정도인 공기 대 연료 비율을 최고 27:1 까지줄여준다. 또 일산화탄소·질소산화물 등 유해물질의 배출을 국내 규제치보다 50~80%% 정도 줄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기존 차량에 비해 16%% 정도 낮췄다.

실제로 현대자동차가 이달 출시한 1천5백㏄ 뉴엑센트 린번모델은 동급 차량의 15.8㎞/ℓ(2등급)보다 20%% 정도 높은 18.9㎞/ℓ의 연비를 낸다. 현대자동차의 도로테스트에 따르면 뉴엑센트 린번모델은 휘발유 40ℓ로 서울~부산 고속도로를 왕복주행하는데 성공했다는 것. 현대는 뉴엑센트 외에 내년 시판에 들어가는 아반떼 후속차량과 쏘나타 후속차량에도 린번엔진을 탑재, IMF 체제하의 국내 자동차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기아자동차도 최근 17.6㎞/ℓ의 연비를 실현한 아벨라 해치백형 '델타'를 출시한데 이어 에너지절약형 차종을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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