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차기주자 겨냥 당권장악 태풍의 눈

대통령선거가 끝났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당선자와 이회창(李會昌)후보 등 낙선자간의 명암은 천양지차로 확연했지만 각 후보지원에 나섰던 중진들의 움직임은 빨라지고있다. 이른바'포스트 3김'을 겨냥한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대선이 끝나자마자 시작된 포스트경쟁은 사실상 차기 대선까지 겨냥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3김시대는 이번 대선이 마지막이라는 사실이 차기 주자들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국민회의에서는 논공행상다툼을 통한 2인자 경쟁이 물밑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고 한나라당에서는 당권경쟁 형식으로 본격적으로 불붙었다.

이미 국민회의내의 2인자 경합은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신경전으로 표면화된 바 있다. 현재 당내 선두그룹은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과 이종찬(李鍾贊) 한광옥(韓光玉)부총재 등이 형성하고 있으며 정대철(鄭大哲)부총재와 김상현(金相賢)전지도위의장 등 비주류 인사들도 당권 도전의사를 철회하지 않고있다. 그러나 김당선자가 정권초반부터 특정인사가 제2인자로 부각되는 것이 바람직하지않다는 시각을 견지하고 있어 그만큼 2인자경쟁은 물밑에서 더 뜨겁게 전개될공산이 크다. 공교롭게도 선두주자로 꼽히고 있는 조대행이나 이.한부총재 등이 모두 지난 15대총선에서 낙선했다는 점이 이채롭다.

결국 여권의 포스트 경쟁은 김당선자의 정국운영과 직결돼있다는 점에서 수면아래로 잠복할 가능성이 높다. 김당선자가 국정과 당무를 장악하는 스타일인데다 내각제 개헌 추진 여부와 맞물려 있어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김당선자가 대통령직 취임을 전후해 총재직을 이양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전당대회에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물론 국민회의가 여당에 걸맞은 지도체제 정비에도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지명이든 경선이든 간에 후임 총재는 선두고지에 오른 것으로 간주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외에최근 경제외교력을 보완해주고 있는 유종근(柳鍾根)전북지사의 행보를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자민련에서는 김용환(金龍煥), 한영수(韓英洙), 박철언(朴哲彦)부총재 등이 경합을 벌이고 있으나'12인 비상경제대책위'를 이끌고있는 김부총재쪽에 좀더 무게가 실린다는게 주위의 평가다. 지역정서를 뚫고 DJ선거운동에 적극 나선 감투정신을 인정받고 있는 박부총재는 지역기반과 유리돼있다는 점이 장애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의 앞날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할 태풍의 눈속에 잠겨 있다. 대선 패배의 충격에서아직까지 벗어나지 못한채 야당으로의 변신을 꾀해야 할 한나라당은 당장 당권투쟁의 소용돌이에휘말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조순(趙淳)총재와 이한동(李漢東)대표 라인을 유지하고 있지만 김윤환(金潤煥)고문이당내 최대계파인 민정계의 한 축을 이끌고 있고 김덕룡(金德龍)의원, 이기택(李基澤)고문 등도 일정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민주계도 수장없이 박관용(朴寬用)의원을 중심으로 세력화를 꾀하고있다.

그러나 절대 우위를 가진 계파가 없어 세력간의 연대를 통한 당권 경합이 예상되고있다. 이 가운데 이대표는 조총재와의 연대를 통해 포스트경쟁에서 우위를 잡아 차기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고 김덕룡의원도 차기 도전의 꿈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김윤환고문은 이기택고문과의 연합을 통한 신주류 형성을 시도하고 있다.

이외에'포스트전선'에 다가서고 있는 인사로 TK지역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강재섭(姜在涉)의원과정몽준(鄭夢準)의원 등도 조심스럽게 거명되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이들간의 물밑경쟁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흥미를 끌고 있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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