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만수 나의 야구인생(7)

기발한 연습…성장의 밑거름

선수로서는 뒤늦은 중학시절부터 야구를 시작했지만 내가 빨리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독특한 연습 방법이 큰 도움이 됐다.

바로 밑의 동생 용수는 당시 전국 고교 랭킹 1위를 달리는 테니스선수였는데 동생과 함께 운동을하면서 테니스를 이용한 야구 연습법을 개발했다.

집근처에 있던 국세청(현 중앙로 대우 자리) 테니스코트가 우리의 베이스 캠프였는데 동생이 서브를 넣으면 나는 배트로 그 공을 받아치는 연습을 했다. 남자 테니스 선수들의 평균 서브 속도는시속 2백km가 넘는 강속구인데 이것을 받아치는 연습을 함으로써 빠른 볼을 잘 칠수 있었다.치는 연습이 끝나면 포수 미트를 끼고 서브를 받아냄으로써 블로킹과 수비 연습도 가능했다.테니스뿐만 아니라 병원에서 쓰는 링거병도 연습에 이용했다. 링거병에 물을 넣고 똑똑 떨어지는물방울을 배트로 맞히는 연습이었다. 처음에는 도저히 불가능해 보였지만 점차 연습을 거듭하니정확히 맞힐 수가 있었다. 이 연습은 타격 타이밍을 잡는데 효과적이었다.

이렇게 다소 황당할 수도 있는 연습법을 개발한 것은 선배들을 따라하다보니 저마다 자세가 달라적응이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어서 오히려 손해를 본 것도 있다. 실패는 대부분 무리한 웨이트트레이닝에서 왔다. 당시 고등학교에서는 선수들이 둔해진다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키지 않아 혼자 아령을 가지고 손목 운동을 했는데 이때문에 스냅이 유연하지 못해 송구가 부정확한 단점을낳게됐다. 또 방망이에 쇠절구를 달아 스윙 연습을 했는데 이것으로 파워는 늘었지만 직접 타석에들어서서는 힘이 너무 들어가 타격 밸런스가 흐트러지는 문제점이 생겼다.

그래서 나는 후배들에게 웨이트는 될 수 있으면 가벼운 것으로 하라고 충고하고 있다.〈정리·許政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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