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시어머니를 비명에 보낸 인도 정계 '제1가문' 네루집안의 맏며느리 소냐 간디(51)가 드디어 말문을 열었다.
지난 91년 지방유세중 자살폭탄테러로 남편 라지브 간디 전총리가 사망한뒤 주변의 줄기찬 권유에도 불구, 7년간 정치일선에서 물러나 굳게 입을 다물고 있던 그녀는 지난 11일 국민회의당 총선유세에서 공식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1만여명의 지지자앞에 선 그녀는 "30년전 네루가문의 일원이 된 내가 오늘 여러분앞에 서게 된것은 개인적인 자리욕심때문이 아니라 나라의 정치 안정을 이루기 위해서"라며 지지를 호소했다.내달 총선을 앞두고 그녀의 전면 등장은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창당후 처음으로 야당으로 전락한국민회의당에 승리의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달 원내 제1당인 힌두인민당(BJP)의 총선 승리가 유력하다는 여론조사결과를 보고 그녀에게 마지막 구원요청을 한 국민회의당은 사기가 하늘을찌르고 있다.
이에 대해 힌두인민당은 "외국여자(이탈리아 태생)가 부정부패로 얼룩진 당을 대표해 인도정치를뒤흔드는 것은 용납할수 없다"고 공격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회의당은 힌두족과 회교도간의 갈등을 조장해온 최대 정적 힌두인민당에 대한 비판과함께 간디가문의 대중적 인기를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국민회의당은 이날 유세장에도 자와하를랄 네루, 인디라 간디, 라지브 간디 등 3대 총리와 소냐를그린 15m 대형 초상화를 세워놓고 오직 국민회의당만이 정치위기로부터 나라를 구할수 있다고주장했다. 지난 50년간의 인도 독립역사중 38년간을 통치한 간디가문은 케네디가가 미국의 민주당을 대표하듯 국민회의당의 얼굴이나 마찬가지다.
정가에서는 소냐가 당원으로 유세에 참가하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결국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도 그녀는 차기 총리후보로 인기 2위를 달릴 정도로국민적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과거 인도선거에서 드러났듯 유세장에서의 인기도가 바로 표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어서벽안(碧眼)의 여성이 간디가문의 명예를 이어갈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金英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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