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천주교 신앙의 모태·민주화운동의 성지

한국 천주교의 상징이자 민주화운동의 성지인 서울 명동 대성당(주임신부 장덕필)이 오는 5월 29일로 축성 1백돌을 맞는다.

1945년 광복과 함께 종현 대성당에서 명동 대성당으로 이름을 바꾼 이곳은 추기경이 있는 서울대교구 주교좌 성당으로서, 또 천주교 전래 2백여년의 역사를 상징하는 신앙의 모태로서 가톨릭 신자들의 가슴속에 자리잡고 있지만 일반인의 눈에는민주화운동의 구심점으로 비치고 있다.

또 지난 76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당선자를 비롯한 재야 민주인사들도 이곳에서독재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3·1 시국선언을 발표했으며 87년 6월에는 학생과 시민들이 6일 동안 농성을 벌여 6·29선언을 이끌어내는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80년대 들면서부터는 쫓기는 이들의 피신처이자 소외된 이들의 안식처 노릇을해내고 있으며 지금도 노동자와 철거민들이 입구에 천막을 짓고 농성을 벌이고있다.

명동성당이 1백주년을 자축하는 행사로 가장 먼저 경제난국 극복을 위한 특별기도회와 강연회를 마련하는 것도 세상과 함께 호흡하면서 아픔을 같이 한다는 정신적맥을 잇기 위한 작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오는 20일 김수환(金壽煥)추기경이 경제난국 극복을 위한 특별기도회를 집전하는것을시작으로 △2월 3일 서강대 교양학부 김어상(金漁相)교수(문제는 경제가 아니다) △10일 경북대 경제학과 이정우(李廷雨)교수(나라와 경제를 생각하는 새로운틀) △17일 가나안농군학교장 김종일 목사(아직도 절약할 것이 많다-생활 안에서의실천) △24일 법정(法頂) 스님(나라와 겨레를 위한 종교인의 자세) △3월 3일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장 최창무(崔昌武)주교(나라 살리기와 민족화해) 등의 순으로매주 화요일 오후 7시 30분에 강연회가 열린다.

5월 29일 오전 11시 봉헌될 축성 1백돌 기념미사에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초청하는 동시에 교황청대사 및 주교단과 성직자,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를 비롯한정치인, 사회단체 대표, 1백년전 축성기금을 지원했던 프랑스 파리 외방선교회 총장등 1천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1백년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추억의 사진전'도 열린다.

이어 성령강림대축일인 31일에는 예전에 명동성당 구내에 들어와 농성을 벌였던당사자와 불우이웃 등 2천여명을 초청해 사물놀이 등 문화행사를 벌일 계획이다.또 6월 1일에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씨, 9월 17·18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씨연주회를 마련하는 한편 11월에는 명동성당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재조명하는 기념 심포지엄도 개최할 방침이다.

그러나 95년부터 모금을 시작, 5월 29일에 맞춰 기공식을 가지려던 1백주년 기념관은 'IMF 한파'의 여파로 착공시기를 다소 늦추기로 했다. 본당 앞 농성장과 주차장자리에 연건평 1만평 규모로 들어설 기념관은 성당과 강당, 사목정보센터, 교리실,회의실, 각 단체 사무실, 도서 및 성물센터, 전시실 등을 갖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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