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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매일신문 첫 점화 제2국채보상운동

외국브랜드를 이겨야산다

외산품이 밀려나고 있다. 불과 두세달 전만해도 의류 담배 완구 문구 할 것없이 외산품 위력은 대단했다. 백화점 고급상가는 물론 재래시장 까지 온통 외제 물결. 국산품 애용 운동이라도 벌일라 치면 시대에 뒤떨어진 국수주의자로 몰리기 십상이었다. 리틀타익스 완구나 레고가 없는 아이가 없고, 학생들은 가방 필통 화이트는 물론 볼펜까지 외제를 선호했다. 수십만원 하는 버버리 목도리가 유행하고 다떨어진구제 청바지가 비싼 값에 팔리기도 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충격이후 사회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지역 백화점에서는 외제브랜드 매장이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IMF충격 이후 매출액이 대부분 절반이하로 떨어졌고 날이 갈수록 찾는 고객이 크게 줄고 있기 때문.하루종일 손님이 단 한명도 없는 매장도 생겨나고 있다. 학생들이 주고객인 외제브랜드는 대구교육청의 외제사용 금지령이후 타격이 더욱 크다. 대백프라자의 한외제 브랜드 의류 판매원은 "찾는 사람마다 외제냐 묻고 발길을 돌리는 바람에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라고 푸념했다.

지난달 이태리 캐주얼 브랜드인 '치에쎄'를 시작으로 미국 브랜드인 '겟유스터', '가십'이 철수했거나 이달중 철수할 예정이다. 또 라이선스 제품인 '미치코런던', '인빅타'도 백화점을 떠날 예정이고 곧 매장을 닫을 것이란 소문이 도는 외국 브랜드만도 10여개가 넘는다.

동성로 일대는 물론 외곽지역과 재래시장에까지 외산품 기피 바람이 거세게 불고있다. 남구 대명동 관문시장에서 완구와 조화를 팔고 있는 오모씨(33.여)는 "대부분중국산인 조화의 매출액이 IMF이전의 20%%로 줄었다"며 "교동시장과 칠성시장일대의 도매상가도 10~20%% 밖에 팔리지 않는다며 울상"이라고 전했다.

인근의 무림다방 주인 박모씨(43.여)는 양담배를 배달 판매하다 12월부터 판매를 중단했다. 박씨는 "하루 20~30갑은 팔렸으나 요즘은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했다.시급한 것은 국산품 생산에 활력을 불어 넣는 일. 지난 10여년간 고가품은 미국 일본 유럽, 중저가품은 중국 동남아에 밀려 생산 기반이 허물어져버린 뒤라 밀려나고있는 수입품의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기업들이 외제에 길들여진 소비자의 입맛을 어떻게 맞춰낼 수 있을지가 관건. 초교 앞에서 문구점을 운영하는 이모씨(50.수성구 범어1동)는 "기업들이 소비자욕구를 맞춰내지 못하면 지금의 국산품애용 열기도 곧 시들해질지 모른다"고 걱정했다.

〈崔在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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