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하프타임-청구씨름단 눈물겨운 재기 못짓

청구씨름단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눈물겨운 자구책을 제시해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15~16일 이틀간 황경수 감독은 청구 본사를 찾아와 '읍소'하다시피 팀을 살려줄 것을 호소했다. 지금은 회사 사정이 어려운 만큼 설날대회 출전에 드는 숙식비, 훈련비, 출전비 등 모든 비용을 스스로 해결하겠다고 했다.

화의신청이 받아들여져 청구가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더라도 씨름단이 '부담'으로작용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조건도 달았다. 팀만 유지시켜준다면 보수 및 씨름단 운영의 모든 조건을 회사에 일임하겠다는 것. 상당기간 보수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지속돼도 흔쾌히 수용하겠다는 뜻이다.

청구는 지난해말 모그룹이 부도로 무너지자 씨름단을 매각하거나 선수별 현금트레이드로 해체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IMF 한파에 따른 경제위기는 기존팀의존립마저 위태롭게 하는 상황으로 악화돼 버렸다. '공중분해' 이외에 다른 선택이있을수 없는 지경.

씨름인들의 위기감도 급속도로 증폭됐다. 지난해 한보, 세경진흥이 무너진데 이어 '프로씨름의 간판' 청구 마저 사라지면 진로·일양·동성 등 자금난을 겪고 있는 다른팀 역시 잇따른 해체의 길로 접어들수 밖에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청구선수들은 지금 장래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도 황경수 감독의 지도로 14일 마산에서 동성 선수들과 합류, 새해 첫 대회인 설날대회를 대비해 '고독한 훈련'에 몰두하고 있다.

청구 관계자는 "황감독과 선수들의 충정은 이해가 가지만 회사 자체의 존립조차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결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石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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