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사·정위원회 첫날부터 삐걱

노(勞)사(使)정(政)위원회가 출범초부터 파란에 휩싸이고 있다.

부실 금융기관들에 대한 정리해고제 법제화 문제와 관련, 오는 21일까지 국회 처리를 강행키로 했다는 소식이 노동계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이는 모든 현안을 노사정위원회에서 논의한뒤 처리키로 한 합의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노사정위는 발족 이튿날인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노동연구원에서 기초위 첫 회의를 열었으나 노측 대표들이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지난 15일 3당 총무간의 합의내용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파행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합의내용에 따르면 부실금융기관의 정리해고 법안에 대해 오는 20일까지 노사정간 합의가 없으면 21일 국회에서 법안 처리를 강행한다는 것. 이때문에 '고통분담 협약 작성을 위한 의제 선정'이란 당초 의결사항은 다음 회의로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노측 대표인 추원서(秋園曙)금융노련위원장은 "공평하고 공정한 논의를 보장하기로한 마당에 국회에서 또 다시 일방적으로 처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면 앞으로 협력해나가는데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노사정위에서의 탈퇴 사태까지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민주노총 이영희(李瑛熙)부위원장도 "김대중(金大中)대통령당선자는 선거공약으로정리해고 6개월 유예를 내걸었다가, 당선후 민주노총과의 간담회에선 노사정간에합의한뒤 처리키로 약속하더니 지난15일 임시국회 소집을 지시하는 등 3차례나 불신을 주었다"고 지적했다. 이부위원장은 또 "이같은 불신으로 이번에도 노동계가노사정위의 수순밟기나 들러리 서기가 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며 모든 쟁점을노사정위에서 일괄타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줄 것을 김당선자에게 요구했다.

노측의 반발이 20여분간 계속되자 국민회의 부총재인 한광옥(韓光玉)위원장은 서둘러 "총무회담 내용이 와전됐다"는 등 파문 진화에 나섰다. 같은 당소속 의원인 조성준(趙誠俊)간사도 "우리당 박상천(朴相千)총무는 가급적 노사정간 합의에 따라 법안을 처리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설득했다.

결국 노측이 이같은 해명을 일단 수용키로 함에 따라 회의는 진정된 분위기아래 1시간여 계속됐으나 의제 선정작업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특히, 정리해고 문제는 회의막판까지 우선적인 논의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지 여부를 놓고 계속 논란을벌였다.

〈徐奉大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