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IMF시대 시설농가

'IMF파도'와 싸우는 지금 농촌의 표정은 심각하다.

면세유값 폭등에다 시설원예작물의 가격하락…. 적자영농에 빠진 비닐하우스 농가들의 위기탈출 몸부림은 곳곳에 널려 있다.

기름값 폭등…포기속출

일부 농가들은 온풍기를 끈채 겨울영농을 포기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위기가 곧 기회'라며 보온시설 강화등으로 돌파구를 모색하는가 하면 달러화 상승으로수입품이 들어오지 못할것에 대비, 난방온도를 되레 높이는등 공격적인 영농에 나서고 있다.

특히 상당수 시설원예 농가들은 상황이 비슷했던 과거에도 난방기를 끄지않고 견뎌낸 농가들이 높은 수익을 올린 예를 상기, 난방기를 끄는 대신 난방온도 조절로 출하기를 조정하고 있다.

비닐하우스를 포기한 농가들은 면세경유 값이 지난해초에 비해 거의 두배나 올라경영비중 난방비 비율이 45%%선에 육박한데다 시설채소류값은 예년의 절반수준으로 떨어져 적자운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

이들은 "시설원예작물의 현가격은 고작 기름값에 불과할뿐 인건비등은 건질수도 없는데다 수요와 가격이 동반하락하고 있는 추세 또한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수없다"며 시설원예의 장래를 비관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유류비용이 적게드는 딸기등으로 작목을 바꾸고 있으나 이마저 판로조차 찾기 어려운 형편이다.

난방기를 끄고 아예 겨울 영농을 포기하는 사례는 토마토, 오이, 호박, 풋고추등 시설채소 농가들에게서 두드러져 오이, 풋고추등 부식채소의 수급차질마저 우려되고있다.

출하시기조절'대목'노려

화훼농가들의 사정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지역의 시설화훼농가들이 제일많이 재배하는 장미의 경우 섭씨 20도를 유지해줘야 하는 고온성작물이라 난방비부담이 큰편이지만 값은 한묶음당 예년의 절반수준인 4천원정도에 그치고 있다.

"성수기인 졸업·입학시즌을 고려하면 온풍기를 계속 돌려야하지만 화훼자체가 소득수준이 높아야 소비가 느는 사치품인탓에 예년의 수요가 살아날지 예측할수가 없어요"화훼농가들의 고민이다.

이에따라 상당수 화훼농가들은 2~3월 시즌을 포기하는 대신 화훼 최대성수기인 5월을 겨냥, 현재 난방온도를 최소한으로 낮추며 출하를 조절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지역 상당수 시설화훼 농가들도 5월을 목표로 온풍기를 끄거나 온도를 낮추고 있어5월 대량출하가 이뤄질경우 화훼값 폭락사태가 일어날 소지도 안고있다.

토마토를 재배하던 고령군 덕곡면 예리의 김준연씨(44)는 1천2백평 대형비닐하우스의 유류값을 감당못해 온풍기를 껐으며 칠군군 지천면 덕산리 이우용씨(45)도 지난해 온풍기를 끄고 장미재배를 포기했다.

호박농사를 짓는 박재일씨(44)는 "하루 연료비로 8만원이상씩 물고 있으나 호박값이 예년 절반수준인 kg당 1천원에 불과, 온풍기를 꺼야할지 계속 돌려야할지 고민"이라고 했다.

난관극복 대책 절실

그러나 현재의 위기를 견뎌내면서 돌파구를 모색하는 농가들도 많다. "시설원예작물이 지금까지 타작물에 비해 고소득을 안겨준데다가 여전히 기본적인 수요는 살아있다고 봐야지요"시설원예의 앞날을 낙관하는 이유다.

이들은 지난해에도 경기도지역 비닐하우스 농가들이 불을 끄고 영농을 멈췄을때 온풍기를 계속 가동한 이곳 오이농가들이 적지않은 수익을 올린 예를 들면서 "현재의위기를 견뎌낸 자가 큰 돈을 만지게된다"며 적자영농을 마다하지 않고 있는것이다.게다가 일부 화훼농가들도 "위기가 닥쳐왔다고 해서 섣불리 재배작목을 바꾸거나온풍기를 끌수는 없다"며 2월 시즌을 겨냥한채 계속 난방기를 가동하는 중이다. 이태암 경북도 유통특작과장은 "시설원예작물은 연중 소비가 가능, 장기적인 전망이어느 작물보다도 밝다"며 성급하게 포기하지 말것을 당부했다.

〈徐泳瓘·金仁卓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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