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춘절(春節)이라고 해서 우리들의 '설'명절과 유사한 문화권을 가진 중국은 아시아 대부분의 국가에서 겪고있는 '외환위기'에서 한발 비껴 서 있다. 거기서 그치는게 아니라 IMF체제에 접어들자우리가 되레 달러협조요구를 한바 있다. 바로 몇년전까지만 해도 우리의 경제 성장을 부러워 했던그들이고 보면 정말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공산주의체제를 유지하면서 자본주의 시장원리를 도입한 그들은 중국특유의 저축성과 뚝심으로 중화(中華)건설의 대장정에 일로 매진하고있다. '중화'의 한 단면이 서울쇼핑에서 나타나 우리들을 더욱 놀라게 하고 있다. 달러값이 치솟고 원화가치가 떨어지자 중국인 '쇼핑귀족'들이 서울 한복판에서 '싹쓸이 쇼핑'을 한다는 보도가우리들의 귀를 의심케 한다. 그러나 사실인걸 어쩌랴. 모피등 고급의류를 비롯 전자제품은 물론자동차까지 몽땅 사들여 간다는 것이다. 중국에선 1만4천달러나 하는 중형승용차값이 서울현지에선 1만달러면 충분히 살수 있고 운임·보험료등 제반경비를 감안해도 1만1천달러로 구입할 수 있으니 쇼핑이 득이라는 계산이란다. 달러 한푼이 아쉬운 우리형편으론 반가운 일이지만 IMF한파에 떨고있는 우리로선 심경이 착잡하다. 이로 미뤄봐 그들의 올 춘절은 최근년에 들어 가장 명절답겠지만 우리의 올 설명절은 가장 우울할 것같아 묘한 대조를 이룬다. 공단근로자들에겐 보너스는 커녕 설을 쇠고 나면 공장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지를 걱정해야 할 형편이다. 설연휴가 6일씩이나 긴 것조차 반갑잖다. 반가워 해야할 것들이 오히려 우울하게 느껴지는 '설'이다. 제수용품값마저 천정부지로 뛰었다니 설상가상(雪上加霜)이다. 아예 귀향조차 포기하는 사람들도 숱하다.실직자들의 '설'은 더욱 참담할 것 아닌가. 고향의 부모들은 그래도 기다릴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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