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印尼 피플파워봉기 가능할까

수하르토는 마르코스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

아시아 최장기 집권자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 대통령과 지난 86년 축출된 필리핀의 독재자 마르코스는 여러가지 면에서 유사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군부에 의해 유지되는 권위주의 정부의수반, 뿌리깊은 족벌체제, 두사람에 맞선 야당지도자가 종교적 세력과 연대한 용감한 여성이라는점, 집권세력.현 상황에대한 국민들의 높아만가는 분노와 그로인한 사임요구까지.더욱이 수하르토 대통령은 건강이상설.아시아경제위기등으로 인해 집권 31년만에 최대위기를 맞고있어 마르코스처럼 '피플 파워→실각'이라는 과정을 밟을지도 모른다는 추측들이 동남아 일대에서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쿠데타설이 나도는가 하면 생필품의 가격폭등에 항의, 시민들이 상점을 습격 약탈하는사태까지 발생, 경찰과 군대가 진압에 나서는 등 인도네시아 정국은 예측불허의 혼돈속에 빠져들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의 정치경제평론가들은 인도네시아에선 필리핀식의 민중혁명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1986년 필리핀과 1998년 인도네시아는 몇가지 중요한 차이점을 보이고 있기때문.첫째는 아키노 상원의원 암살과 같은 결정적인 도화선이 아직 인도네시아에선 없었다는 점이다.또 인도네시아는 당시 필리핀보다는 부의 편중이 다소 덜하다는 것이 두번째 이유이다. 필리핀 대학의 솔리타 몬사드교수는 "지금 인도네시아는 '혁명적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그러나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군부의 향배이다. 86년 당시 필리핀은 야당으로 일부 군부의 이탈이있었다. 인도네시아에서의 '피플 파워'는 군이 분열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게 지배적 시각이다.대부분의 정치학자들은 "수하르토가 지난 65년 공산당이 지원한 쿠데타 기도를 분쇄한후 이를 기회로 67년 인도네시아 독립영웅인 수카르노 대통령을 축출하고 권력을 장악할수 있었던 것도 군이 수카르노 지지세력과 공산주의 지지세력으로 분열돼 있었기때문에 가능했다"는 주장들에 동조하고 있다.

지금 수하르토 대통령은 여전히 군을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또 공산주의 세력이나 쿠데타를 일으킬 만큼의 위협적인 다른 세력도 없다. 몬사드교수는 "만약 시민들의 '피플 파워봉기'의 조짐이 조금이라도 보인다면 군이 강력하게 대응할 것만은 분명하다"고 예측하고 있다.인도네시아 독립의 국부 수카르노의 딸인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가 제2의 코라손 아키노가 될수 있는지 여부는 결국 '피플 파워'가 아닌 '밀리터리 파워'에 의해 좌우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은어쩌면 민주주의 역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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