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IMF졸업

온 나라가 IMF극복과 경제회생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정부는 재정긴축 작업에 나섰고, 기업은구조조정, 금융권은 부실대출 정리, 가계는 어쩔 수 없는 소비절약에 골몰하고 있으며, 애국심에불타는 시민단체와 언론은 금모으기운동등 경제살리기 캠페인으로 분주하다.

이러한 노력들이 단기적으로 효과가 나타나 외환위기가 진정되면서 경제도 다소 안정되어가는 듯하다.

그러나 IMF를 완전히 졸업하고 어떠한 경제여건의 변동에도 흔들리지 않는 선진국형 경제로 도약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다. 지금 우리가 하는 노력들은 IMF독감을 치료하기 위한 대증요법으로서 일과성의 조치이다.

약을 먹고 몸을 일시 쉬게하여 우선 병부터 낫게하는 처방이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다시는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근본적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체력을 길러야 한다는 점이다.우리가 1인당 국민소득 1만불이 되었을 때, 선진국으로 진입하느냐 남미형으로 퇴락하느냐 하는중요한 갈림길에 와있다고 수없이 이야기 해왔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는 후자의 길로 접어들고 말았다. 그 갈림길의 고비를 넘지 못한 이유는 선진국형 생활방식과 의식구조를 가지지 못했기때문이다.

선진사회를 지탱하는 힘은 생활의 합리성, 준법정신, 공동체 시민의식이다.

결혼식 피로연에서 축하객의 정확한 숫자를 파악할 수 없어 주먹구구식으로 음식을 준비했다가낭비하는 비합리적인 생활방식, 유료주차장이 비어있는데도 길거리에 즐비하게 늘어선 불법주차,의무의 이행은 소홀히 하면서 권리의 주장에만 열을 올리는 도착된 시민의식 등이 우리의 선진국행을 가로막은 요인들이었다. 이러한 생활방식의 개선과 의식구조의 획기적 변화없이는 IMF로부터의 영원한 탈출은 기대할 수 없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사무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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