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쓰레기서 달러 번다

"쓰레기에서도 달러를 뽑아낼 수 있습니다"

하늘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환율로 원자재를 수입에만 의존하는 자원빈국이 얼마나서러운것인가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요즘. 18년째 재생지만 만들어오고 있는 (주)아진제지(대구시 달성군 현풍면) 1백여명의 종업원들은 오직 '쓰레기'에서 나오는폐지로 IMF한파를 너끈히 이겨내고 있다.

지난해 이 회사가 외국에서 수입한 고지(재활용지 원료)는 모두 5백만t.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환율이 급등, ㎏당 50~60원하던 수입고지가격이 1백30원대로 올랐고덩달아 상승한 ㎏당 90~1백원대의 국산고지 가격을 추월했다. 결국 원료수입을 더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것

엎친데 덮친격으로 최근에는 수거된 국산고지의 불순물 함량이 10%%대에서30%%대로 높아졌고 이 때문에 불순물 처리를 위한 추가비용이 월 2억원 가량이나늘어났다.

하지만 이 공장은 새해연휴에도 아랑곳 않고 1일 3교대의 24시간 가동은 계속되고있다. 원료수급에는 다소 문제가 있지만 판로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

이 회사는 올 수출목표를 7백80만달러로 잡고 있다. 6백50만달러를 수출했던 지난해보다 20%%가량이나 늘린 것. 주 수출국이었던 홍콩, 필리핀, 방글라데시의 올해경제사정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생산원가를 꾸준히 낮춰 가격경쟁력만 갖추면 목표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저희 회사는 지난 81년 설립 이래, 상자용 재생지인 '골판지' 하나만 만들어왔습니다. 그만큼 '골판지' 만드는 기술만은 자신있다는 것이죠. 원료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악전고투가 예상되지만 우리 식구들은 해 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 성병조상무(40)는 "기업이 살고 죽는 것은 회사의 경영상태에 달려있지만또 하나 중요한 것은 사회적 협조예요. 특히 쓰레기 재활용 산업은 시민들의 분리수거에 거의 1백%%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시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崔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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