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고백도 신세대식이어야 한다. 공원벤치에 앉아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것은 구식. "창문을열어다오"를 불러도 차디찬 IMF한파에 누가 창문을 열어줄까.
'비지터'로 잘 알려진 프랑스감독 장 마리 프와레는 감독다운 특별한 방법으로 아내에게 사랑을고백했다. '로맨틱 커플'이란 영화를 만들었는데 영화속에 아내에 대한 절절한 사랑을 담아 고백에 대신했다.
밸런타인데이. 사랑고백의 계절이다. 우아하고 로맨틱하고 특이하게 그러면서 절절하게. 영화에서나타난 사랑고백 백태를 보자.
가장 많은 것이 '죽기 살기로 달려드는' 애정표현이다. '당신이 없으면 나는 죽어요'. 그중 하나가'101번째 프로포즈'. 슬픈 옛사랑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미모의 첼리스트와 그녀를 향해 순수하고 열정적인 프로포즈를 하는 한 남자의 애틋한 사랑을 그린 이 영화에서 문성근은 죽음도 불사하는 사랑의 고백을 한다. 죽은 애인을 잊지 못하는 김희애의 마음을 바꾸기 위해 달려오는 트럭에 뛰어들며 "나는 죽지 않아요"라고 외친다. 무섭게 다가오던 트럭이 문성근의 코앞에서 멈추고,김희애의 얼어붙은 마음은 눈녹듯 녹는다. '따라하지 마시오'란 경고문이 필요했던 영화다.해피 엔딩이라 다행이었지만 그 반대였다면 끔찍했을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제니퍼 린치감독의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때'. 사이코 외과의사인 줄리안 샌즈는 관능적인 여인 헬레나(셰릴린 펜)를소유하기 위해 양다리와 팔을 잘라버린다. 원제 'Boxing Helena'처럼 박스속에 헬레나를 집어넣어 버린 것. 몸둥이만 있는 헬레나에게 사랑을 구걸하는 장면이 컬트적이다.
그래도 달콤하고 이색적인 것이 좋다. '미스터 맘마'의 최민수는 최진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시네마천국'의 명장면을 패러디한다. '카사블랑카'등 영화의 키스신과 애정신을 모아 편집, 보여주면서 사랑을 표현한다. 최민수는 '결혼이야기'에서도 이색적인 고백을 한다. 라디오프로그램 진행자인 심혜진에게 둘이 사귀던 때의 사연을 편지로 띄어 전국적인 방송망을 통해 공개적으로 프로포즈한다.
'프리티 레이디'는 똑똑하고 귀여운 여자미용사가 동유럽 한 공화국 대통령의 가정교사로 들어가면서 일어나는 해프닝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한바탕 싸운후 미국으로 돌아와 마음 아파하던 중그녀에게 대통령이 나타나 티슈를 케이스채 내밀며 프로포즈한다.
'미스터 플라워'에서 크리스찬 슬레이터는 매일 몇다발씩 총 7만송이 꽃을 보내 겨우 사랑을 얻고'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빌 풀만은 지하철 매표원인 산드라 블록에게 실반지 하나로 청혼한다. 매표소 창구를 통해 살며시 들어오는 실반지. 소박하면서도 달콤한 사랑의 완성이란 주제다운 발상이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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