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업 잇단부도 소비 위축여파 '고물'품귀

환율폭등에 따른 수입 원자재 값 인상으로 전국적인 재활용품 모으기 운동이 일고 있으나 소비위축과 기업체의 잇단 부도로 고철과 폐지등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이에 따라 고물업체들이 폐업지경에 이르고 건설현장이나 공단지역에서 각종 자재를 차떼기로 훔쳐가는 '고물 도둑'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지난 19일 대구달서경찰서에 구속된 손모씨(38·경산시 중방동)등 고물수집상 5명의 경우 트럭을동원해 지난달부터 경부고속도로 확장공사 구간등 건설현장을 돌며 각종 건설자재 8백만원치를상습적으로 훔쳐왔다. 또 지난 15일에는 달서구 본동 자동차부품점에 들어가 엔진등을 훔친 김모씨(43)가 경찰에 입건됐으며 북구 칠곡과 달서구 성서 지구 아파트 현장에는 철근과 알루미늄 새시등 건설자재 도난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IMF 이후 전체 고철 유통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던 건설 현장의 철근빔과 쇠파이프를 비롯, 자동차 부품사와 주물 공장등지에서 쏟아져 나오던 조각철등이 기업체의 잇단 부도와 조업 단축으로 70% 넘게 줄었기 때문. 또 가전제품등 소비재 수요 부진에 따른 포장박스 감소와 신문 감면등의 영향으로 폐지류 또한 지난해에 비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고물 업자 김모씨(54·서구 비산동)는 "한달 평균 20t과 2백t이던 고철과 폐지 수집량이 최근에는40%도 되지 않는다"며 "행정기관의 '고철 모으기 운동'으로 가정에서 나오는 고물도 거의 없어고물상들이 문을 닫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에 따르면 그동안 고철모으기 운동을 통해 달성군이 5백59t을 수집하는 등 대구에서만모두 1천3백78t의 고철이 모였다. 또 고철 외 폐자원을 집중수거한 결과 2월들어 16일까지 폐지 1천2백56t, 캔 1백52t, 유리병 5백t, PET병 1백40t 등 2천여t이 수집됐다.

〈李宰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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