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의 뉴스메이커-미 식품의약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진다'

미국의 식품 및 의약품의 안전업무를 관장하는 FDA(미 식품의약국)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식의약품의 기준을 제시하는 기관으로 최고의 공신력을 자랑한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FDA공인' 상표를 따내기만 하면 소비자들이 몰려들어 한국, 이탈리아 등 전세계 관련업체들이 FDA허가상품을 만들기 위해 혈안이 돼있을 정도.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의 식의약품과 화장품, 의료기기, 방사선 방출상품 등 광범위한 분야를 담당하는 FDA의 직원은 9천여명. 미 전역 1백50여 도시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연간 1조달러에 이르는상품들의 제조, 운송, 저장, 판매 등을 감독, '뚱보가 많은' 미국인들이 마음껏 먹고 마실수 있도록 책임지고 있다.

직원중에는 미국내 40여개 실험실에서 일하는 화학자 등 전문 과학자만 2천명이 넘는다. 1천여명의 조사원들은 연간 1만5천여군데의 제조시설을 방문, 상품의 안전성 여부를 확인한다. 이같은 활동을 통해 해마다 불합격 판정을 받는 식의약품은 3천여가지. 감시결과는 FDA가 2개월마다 발행하는 잡지 '소비자뉴스'에 바로 실려 상품 판매에 영향을 미친다.

법규를 잘 지키는 회사에게는 더없이 유익한 기관이지만 불법을 적당히 얼버무리려는 제조업자에게는 가혹하기 이를데 없다는 악명이 높은 FDA는 소비자들의 불량품 신고를 활성화하기 위해핫라인 전화, 전자우편 등도 설치해놓고 있다.

높은 공신력만큼이나 영향력도 막강한 이 기관은 건강과 관련된 주요사안이 터질때마다 언론의전면에 등장한다. 지난해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담배전쟁에서 '담배는 해롭지 않다'고 버티던미 담배회사들은 결국 담배가 중독성 마약으로 규제할수 있다는 FDA 주장에 굴복, '안전담배'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시카고의사협회는 에이즈백신 인체실험의 공식 허가를 FDA에 요청, 전세계적으로 논란을 일으켰으나 FDA는 안전성 여부가 확인될때까지 실험백신의 사용을 금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기적의 비만치료제'로 통하던 알약 '펜 펜'의 수거사태는 약물허용기준과 출시후부작용사례에 대한 감시체계 등 FDA의 공신력에 흠집을 냈다. 심각한 심장판막 이상이라는 부작용을 가져온 이 약은 불과 1백여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한 단일 실험만 거친채 시판 승인을 받아소비자들의 거센 비난을 샀다.

급증하는 수입식품에 비해 FDA의 식품안전검사가 미흡하다고 비판하는 미국인들도 많다. 이에따라 미 정부는 미국내 식품안전기준에 못미치는 외국 농산물 수입 금지, 현지 실태 조사권 등FDA의 권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지나친 미국 위주 검사는 FDA가 까다로운 규정을내세워 수입규제에 앞장선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金英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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