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대중내각 특징·뒷얘기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IMF국난과 여소야대라는 안팎의 시련에 대해 '정치내각'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어떤 결과가 도출될 지는 좀더 두고볼 일이다. 벌써부터 곱지않은 시선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우여곡절끝에 3일 단행된 김대중정권의 초대내각은 한마디로 '정치내각'성격으로 규정될 수있다. 17명의 장관중 현역의원8명과 전직의원4명등 총12명이 정치인출신이다. 자민련명예총재인 김종필(金鍾泌)총리서리까지 합치면 더욱 뚜렷해진다. 내각제를 실시했던 제2공화국을제외하고는 의원들의 입각이 최대규모다. 그래서 정가에서는 새정권이 약속했던 내각제개헌의 전초전으로까지 해석하고 있기도하다.

또 국민회의와 자민련몫이 각각 7석과 5석으로 배분됨에따라 DJP공동정권임을 분명히 과시했다. 특히 지역적으로도 전남이 5석, 경북이 4석, 충청이 4석을 차지했다. 물론 국민회의측은 외교통상, 국방, 법무, 행정자치부등 소위 통치행위와 관련된 분야를 그리고 자민련측은재경, 과학기술, 건설교통, 해양수산부등 경제분야쪽을 맡아 역할분담을 한게 큰 특징이다.이미 한나라당에서는 이번 조각을 놓고 "국난극복과 거리가 먼 정치내각""지역연고위주의전형적인 권력나눠먹기식 조각""참신성과 전문성이 결여된 부실내각"이라고 혹평하고 나섰다.

정가에서도 김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여성과 청장년을 각각 4명이상 국무위원에 임명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못했다는 지적이다. 여성은 문화관광부장관과 보건복지부장관 2명에 그쳤다. 청장년은 이해찬교육부장관 1명이고 국무위원들 평균연령도 59.1살로 과거 어느때보다 높았다.

실제로 전문가및 관료출신의 순수장관은 강인덕통일부장관과 배순훈정보통신부장관, 이기호노동부장관등 3명이 고작이다.

정치인의 대거발탁에 대해 청와대측은 나름대로의 논리를 제시했다. 박지원(朴智元)대변인은"현재의 총체적 위기상황을 돌파하기위해서는 정치력과 위기관리능력을 갖춘 정치인들이 적합하고 여소야대의 정국상황을 감안할때 당정일체의 책임정치를 펼칠 필요가 있으며 공무원조직의 구조조정에도 정치인들의 결단력을 활용해야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현내각이 경제난극복을 도외시한 정치내각이라는 따가운 비판을 의식한 듯 김대중대통령도3일 기자간담회에서 "총리포함18명중 경제적 식견을 가진 인사들이 11명이나 된다"면서 양해를 구했다.

어쨌든 '3·3조각'이 단행되자 뒷얘기도 무성한 편이다. 마지막 조율과정에서는 김총리내정자의 국회인준무산으로 나타난 여소야대의 상황도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박지원대변인도 조각발표전날인 2일까지만해도 의원들의 입각이 예상보다 낮을 것이라고 귀띔까지했었다.

재경부장관은 김대통령이 마지막 순간까지 김용환자민련부총재를 희망했으나 본인의 고사로이규성전재무장관이 낙점됐고 이에따라 강창희자민련사무총장과 이정무총무가 과기부와 건교부장관자리로 확정됐다. 이규성장관은 관치금융시대의 인물로 다소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재욱환경부장관은 문화관광부장관물망에 올랐으나 국민회의측몫으로 정해지는 바람에 위태로웠지만 박태준총재의 강력한 추천으로 기사회생했다. 이해찬교육부장관도 운동권출신으로 파격적이라는 평이다. 교육개혁의 총사령탑이 될 것으로 청와대관계자는 말했다.화제가 만발한 장관은 역시 강인덕통일부장관이다. 강경보수성향의 대표격이기때문이다. 김중권(金重權)비서실장은 "강장관이 김대통령과 몇차례 토론을 벌인 끝에 승복한 사례가 있다"면서 "두사람간에 인식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소개했다.박상천법무장관은 김대통령에게강력히 자임하고 나선 케이스여서 눈길을 모았다. 박법무장관의 기용에따라 윤관대법원장과김태정검찰총장까지 법조3요직이 모두 광주고출신이어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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