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시회 체면 거품 빠진다

IMF한파의 영향으로 전시회에도 거품이 쑥쑥 빠지고 있다.

뷔페전문식당에 주문한 화려한 오프닝 상차림이 전시회장 분위기를 흥청거리게 하던 것은까마득한(?) 옛날이 됐고 전시회 인사장인 팸플릿도 한장짜리 엽서로 바뀌거나 모양새가 눈에띄게 왜소해졌다.

경기가 좋았던 몇년전까지만 해도 특히 첫 개인전이나 몇년만에 갖는 개인전, 일부 그룹전등은 전시회 첫날 최소 50만원에서 1백만원이상의 오드블 상차림으로 초대객들을 접대하는경우가 흔했으나 1~2년전부터 그런 모습이 점차 사라지기 시작, IMF한파가 본격화된 올들어서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게 됐다. 대신 녹차에 과자 한두접시를 곁들인, 이전같으면 야박하다싶을 정도의 간단한 오프닝 상차림이 일반화 되고 있다.

화가 이명미씨는 "작가는 경제적 부담을 덜어서 좋고 초대객들도 전시회 축하와 작품감상을위해 온 만큼 서로 따끈한 차 한잔 나누는 정도로도 충분할것"이라고 말했다.

팸플릿의 경우에도 체면의 거품이 큰폭으로 빠지고 있다. 과거엔 팸플릿을 수십페이지에 걸쳐 그럴듯한 모양새로 만들어야만 작가의 명성이나 전시회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는 인식이팽배했다. 화집에 가까운 책자형 팸플릿을 만드는 작가도 적지 않았고 아직 작가라는 이름을 붙이기 힘든 미술학도들조차 두툼한 팸플릿을 만드는 경우가 드물지 않았다. 20페이지정도 분량으로 1천~1천5백부 정도 만들면 봉투, 우표값 등을 포함해 5백만원을 훌쩍 넘기 예사였다. 결과적으로 작품가격에 반영, 판매가가 높아지는 악순환의 원인이 됐다.그러나 최근에는 접어서 2장이 되는 2단에서부터 3단, 많아야 4단짜리 팸플릿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국내 유수한 화랑인 선화랑의 경우도 권옥연, 김흥수, 이대원 등 유명작가들이참가하는 '98 신춘 서양화 원로·중진작가 10인전'의 팸플릿을 이례적으로 4단짜리 미니 팸플릿으로 만들었을 정도이다.

대백프라자 갤러리의 큐레이터 김태곤씨는 "전시회를 갖는 화가들의 90%이상이 2~3단짜리팸플릿을 선호하는 경향"이라고 말했다.

또한 과거엔 장르에 관계없이 미협회원(현재 8백여명) 모두에게 팸플릿을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요즘은 서양화면 서양화, 한국화면 한국화등 같은장르 작가에게만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全敬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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