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럽영화 드레스 7일개봉

'타이타닉', 'L.A. 컨피덴셜' 등 아카데미상 후보작들의 틈새에서 기발한 재치가 톡톡 튀는유럽영화 '드레스'가 7일 개봉된다.

네덜란드 알렉스 반 바르머담의 블랙코미디 '드레스'는 여인의 옷, 드레스를 통해 살펴보는성적 담론.

영화의 주인공은 도발적인 느낌을 주는 여름철 드레스. 영화는 드레스의 일생을 담담한 시선으로 따라간다.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팔려서, 누구에게 입히는지, 또 주위 사람들에게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지….

연인과의 잠자리를 애타게 원하는 여자는 오히려 강간당할 뻔하고, 아내의 키스를 목말라하는 남자는 결국 돈을 주고 여학생의 입술을 산다. 드레스만 보면 욕정에 사로잡히는 기차검표원은 막상 그 드레스를 입은 여자의 옷을 벗기는 순간 발각되거나 잠이 들어버린다. 추위를 이기려고 드레스를 껴입은 여자는 추위로 얼어죽는다.

드레스가 유발하는 기묘한 쾌감과 야릇한 욕망은 늘 현실과 어긋나 엉뚱한 결과를 빚는다.드레스는 '즐거워하라'고 도발하지만, 삶은 우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드레스의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정상궤도에서 떨어져나온 소외된 사람들이기도하다.

생명력없는 물건인 옷이 가지고 있는 다의적 상징성을 웃음으로 풀어낸 솜씨가 매우 독창적이고 기발한 영화다. 각본가·감독·배우 1인3역을 한 바르머담은 영화 속에서 드레스를 입은 여자만 보면 눈이 뒤집히는 남자이다.

96년 베니스영화제 국제비평가상과 네덜란드영화제 비평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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