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오랜 불황에 IMF한파까지 겹쳐 화랑들은 아예 문을 닫거나 빈사상태에 놓이는가 하면, 대부분의화가들은 물론 한때 '잘나가던' 전업작가들마저 생활고에 쪼들리고 있다. 이런 소용돌이 속에서화랑과 화가들은 자구책(自救策)마련에 안간힘을 보여 안쓰럽기까지 하다. 미술품 대중화 모색,호당가격제 파괴 등 일련의 시도가 그런 움직임들이다. 최근 화랑과 화가들의 자구(自救)노력은미술시장의 거품 빼기와 잘못된 관행 바로잡기, 대중 가까이 미술품 가져가기라는 긍정적 평가를얻는다. 하지만 불황기의 미봉책일 뿐 미술계의 근본적인 체질 변화와 연결시키게 될는지는 의문이라는 부정적 시각도 없지는 않다. 근년들어 상업화랑들은 그 끝이 보이지 않는 불황에 시달리면서 거품가격과 잘못된 관행에 대한 자성(自省)의 모습을 어느 정도는 보여왔다. 그러나 '작품가격=작가의 권위'라는 잘못된 등식이 통용되는 풍토에서 유통질서와는 관계없이 작가들이 자신의작품가격을 턱없이 높게 매김으로써 대중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는 자폐회로를 벗지 못해왔었다.더구나 화랑들은 세계시장에서는 통하지도 않는 호당가격제를 깨뜨리지 못하고 작가들과 고객들사이에서 갈등을 면치 못해온 것도 사실이다. 이런 의미에서 화랑가의 최근 움직임들은 일단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이미 일부 지역화랑들은 작품가격을 종전보다 20~30% 낮추고 마진도 20%나깎아 실제 50~60%가격으로 거래하는가 하면, 작품의 크기보다는 예술성(작품의 질)위주로 값을매기는 시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극심한 불황의 와중이지만 그래도 소득이 높은 계층에서는거품과 모순을 떨궈내려 안간힘을 다하는 화랑가에 눈길을 돌려봄직도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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