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봄꽃놀이는 없다

"어려운 시기에 봄나들이를 갈수는 없지요"

칠곡군 지천면 금호리 속칭 왕방(旺方)마을 20호 주민들은 겨우내 모아 둔 봄나들이 경비 3백여만원을 마을농로 보강공사에 모두 썼다. 노동까지 맡아 8백m 도로에 자갈 덧씌우기 공사를 한 주민들은 구슬땀과 비빔밥, 막걸리 한 사발로 봄나들이를 대신한 것.

지난 한해의 농사 피로를 말끔히 씻고 다시 힘을 모으기 위해 쌓아온 봄나들이 경비. 그러나 마을을 위해 쓰여진데 대해 섭섭해 하는 주민은 하나도 없다. 마을 지도자 이일영씨(58)는 "봄나들이 경비를 마을 일에 잇따라 투입하는 바람에 몇년째 관광 한번 제대로 못다녔다"며 "그러나 마을이 새로 단장되는 것을 보면 오히려 마음이 뿌듯하다"고 했다.

자손들이 왕성하게 번창할 수 있는 명지(名地)라 해서 왕방마을로 불리는 이곳은 포도.벼.축산 등복합영농으로 호당 연간소득이 2천여만원이나 되는 면내 최부촌이다.

〈칠곡.李昌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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