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재경부 5대 모럴 해저드 거론

재경부 관계자 제기

우리나라가 IMF체제에 들어가는 등 고통의 시간을 맞게 된 데는 다섯가지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 Moral Hazard) 현상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지적이 재정경제부 관계자들 사이에제기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재경부 간부들은 민간·정부·기업 등 사회전반에 걸쳐 있는 이같은 모럴 해저드현상이 하루빨리 해소돼야 IMF 체제를 조기에, 효율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이른바 '5대 모럴 해저드'를 정리해 본다.

▲금융기관=대출 대상 기업이 한계기업인지에 대한 판단은 하지 않고 마구잡이식으로 대출을 해 준 뒤 자신이 대출담당을 하는 동안에만 부도가 나지 않으면 된다는 대출관행을 갖고있다. 철저한 신용조사와 평가를 통해 대출해 주는 방식이 아니라 부동산 등 담보와 대출책임자와 차입 기업간의 교제 정도에 따라 대출이 일어나고 있다.

▲정부=신속한 정리가 필요한 한계기업에 대해 '협조융자'의 형식을 빌어 자금을 추가로 공급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시장질서를 무시하는 행태다. 현재의 고금리의 원인은 바로 한계기업이 신속하게 정리되지 못하고 있는 데 있다. 한보, 기아 등 재벌그룹 부도에서 이같은사례를 이미 보았다.

▲금융자금 차입 기업=지나치게 높은 부채비율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 등 자구노력은 외면한채 신규차입을 일으켜 부채를 해소하려는 행위를 일삼고 있다. 또 자신의 기업이 부도가나면 금융기관이 대출을 중단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부각시킨다. 최근 중소기업 사장들의 잇단 자살은 이같은 모럴 해저드 현상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금융기관 이용 고객=고금리 상품만을 추구하면서 해당 고금리 상품을 판 금융기관들이문을 닫게 되는 경우 정부가 이를 전액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한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이라는 금융기관 투자 원리원칙을 무시한 이같은 금융기관 이용고객의 모럴 해저드는 인가취소된 신세기투자신탁, 일부종합금융사 등의 경우에서 이미 빚어졌었다.

▲언론=중소기업 사장이 자금난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데 대해 드러난 현상만 보고금융기관의 대출 중단이 자살을 유발했다고 한다. 사장이 자살한 중소기업에서 과연 얼마만큼의 부채를 갖고있는 지 등에 대해서는 검증을 하지 않은 채 막연하게 금융기관에 비난의화살을 돌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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