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록의 세계-기존 음악 거부 '록기타의 혁명아

'천재'와 '요절'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나름대로의 '질서'로 유지되고 있는 사회조직은 결코그 질서가 수용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난 천재, 특히 '이단자'를 용서하지 않는다. 거대한 소프트웨어가 용량이 작은 컴퓨터와 만났을 때 버림 받는 쪽은 언제나 소프트 웨어라는 점과도 통한다.그러나 '천재'의 요절은 항상 '신화'를 만들었고, 역설적이게도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낸다.'록기타의 혁명아'로 통하는 지미 헨드릭스도 그런 천재 중의 한 사람이다. 모든 기타리스트들이전기기타로 얌전하고 아름다운 소리만 내고 있을 때, 지미는 전기기타로 탱크소리, 폭탄소리를 만들어 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귀를 찢을 듯한 전기기타의 음색은 대부분 그의 손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지미는 앰프의 볼륨을 최대로 올렸을 때 나오는 잡음으로 '디스토션'(사전적 의미는 일그러짐, 뒤틀림)이라는 음을 만들어냈다. 그후 낮은 볼륨에서도 디스토션을 만드는 기계장치가 개발됐고 현재는 전기기타 연주의 '기본'이 됐다. 마이크와 앰프를 가까이 했을 때 '끽-끽'하고 생기는 '하울링'을 이용한 '피드백 주법', 기타소리를 '흐느끼게' 만드는 주인공인 '와우와우 페달'(무대 위에서 기타리스트들이 발로 밟아 소리를 조절하는 장치)도 지미가 기존 음악계의 질서를 향해 떨어뜨린 '핵폭탄' 가운데 하나다.

저항정신에 불탔던 60년대 청춘들, 특히 흑인들을 열광시켰던 이 반항아는 '뮤지션'과 '연예인'의어정쩡한 위치에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을 끊임없이 괴로워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침내 70년9월 18일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사망할 때까지 무엇이 이 스물 일곱살의 천재를 그토록 밤마다 잠못이루게 만들었을까.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