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자급증 30·40대 남성 TV보는 시간 늘었다

IMF 한파 이후 국민들의 TV 시청시간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남성 30대와 40대의 시청률 증가가 두드러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 50대 이상 노인층의 시청률 증가도 눈에 띈다.

한국방송개발원이 지난 13일 공개한 '최근 3년간 평일 평균시청률 비교'에 따르면 작년 11월IMF 구제금융 신청 이후 TV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는데 남녀의 연령층에 따라 시청률 변화 추이가 다르게 나왔다.

96년, 97년, 98년 1월을 기준으로 최근 3년동안 평일 평균시청률을 비교하면 남성의 경우 30대와40대에서 증가폭이 크다. 이에 비해 여성 30대와 40대는 TV이용률이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줄어들었다.

남성 30대에선 96년 7.2%, 97년 7.5%이던 평일 평균시청률이 IMF 한파가 기습한뒤인 98년 1월엔9.6%로 2.1%가 증가했다. 또 남성 40대는 96년 12.4%에서 97년 11.5%로 감소했던 시청률이 98년엔 1.6%가 늘었다.

올해 1월 시점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남성 10대에선 0.5%, 20대에선 1.1% 밖에 시청률이 오르지않았다.

이에 비해 여성 30대의 평일 시청률은 96년 1월 14%에서 97년 15.2%로 상승했으나 98년 1월에도똑같은 수치를 그대로 유지했다. 여성 40대의 경우 96년 16.8%에서 97년 18.9%로 증가했다가IMF 이후 98년 1월엔 16.1%로 2.8%나 시청률이 감소했다.

이처럼 30대와 40대에서 남성과 여성의 시청률 변화 추세가 엇갈리는 현상에 대해 방송개발원 송준영 연구원은 "최근의 경제상황과 맞물려 남성 30대, 40대의 재택률이 늘어난 탓"이라며 "같은연령대의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부업을 찾아나서는 것도 주요한 원인 중의 하나"라고 조심스레 풀이했다.

그러나 이를 다른 식으로 말하자면 남성 30대,40대의 실업증가가 시청률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올해 1월 평일 평균시청률이 50대 이상의 시청자층에서 남성 19.2%, 여성 22.8%로 1년전과 비교해 각각 2.4%와 3.8%가 증가한 것도 최근의 경제난으로 노인들이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때문이다.

또 여성 30대에선 오후 8시부터 밤12시까지 시청률이 크게 감소했다. 가장의 시청률 증가로 인한여성의 상대적인 채널권 약화라는 추측을 낳게 하는 대목이다. IMF한파 이후 뉴스 등 정보성 프로그램과 코미디는 시청률이 높아지는데 유일하게 드라마 장르만 시청률이 떨어지는 것도 이와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