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자회담 2차본회담 한국측 기조연설 의미

16일 제네바에서 개막된 4자회담 제2차 본회담에서 한국측이 밝힌 기조연설 내용은 4자회담과 남북 직접대화를 병행 추진하겠다는 '전략상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송영식 수석대표가 밝힌 기조연설은 한반도 문제의 남북당사자 해결원칙과 남북기본합의서를 비롯한 기존의 남북간및 국제적 합의의 존중 등 기존의 한국정부 입장을 재확인하는 한편 4자회담과 남북대화의 병행추진, 4자회담과 남북대화의 상호 보완성 등을 강조함으로써 새 정부 출범후 '전략상의 변화'를 시사하고 있다.

한국정부는 우선 4자회담이 지난 92년 마련된 남북기본합의서 내용중 평화체제구축 문제를 다루기 위한 회담이라는 전제하에 기본합의서 이행과 4자회담은 별개의 것이 아니며 병행 추진되는것이 상호 진전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종전 한국정부의 입장이 다분히 단절된 남북대화를 정상화하기 위해 4자회담을 추진해왔다면 이제는 양자를 동일 선상에서 함께 추진하는 것이 서로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 것이다.4자회담에서 이같은 한국정부의 기본방침을 천명한 것은 그러나 당장 4자회담에서 기본합의서 이행 등 남북문제를 논의하자는 것은 아니다.

4자회담과 별개의 회담을 통해 남북 양자회담을 갖되 다만 이번 본회담을 통해 양자간의 불가분성과 보완성을 회담 당사자들에 환기시키면서 한국정부의 원칙적 입장을 천명한 것으로 보여지고있다.

한국정부는 또 기조연설을 통해 회담의 성공적 진행을 위해 긴장완화및 신뢰구축을 위한 '초보적이되 실질적인' 군사적 신뢰조치들이 합의되기를 희망하고 있는점이 주목된다.한국정부는 회담의 운영을 위해 분과위원회 구성 등을 제의했지만 분과위 구성이 간단한 문제가아니며 상당한 논의와 시간을 필요로 할 것으로 판단, 보다 쉬운 문제부터 공통점을 찾아내 회담을 계속 추진해나간다는 현실적인 전략이다.

곧 논란이 예상되는 쟁점들을 강행하기보다 우선 회담의 진전이 가능한 분야부터 접근해 나간다는 구상인데 한국측이 희망하고 있는 '초보적' 신뢰조치들로서는 △군사훈련의 상호 통보 △유사시 대화채널 확보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이같은 초보적 신뢰조치들이 마련되면 초보적 군축과 군사정보 교류, 상시 대화채널 유지 등 다음 단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