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외화알선 브로커 설친다

외환 위기를 틈타 지역 금융기관을 상대로 외화차입을 알선 중개해 주겠다며 커미션 등을 요구하는 브로커와, 극심한 자금압박과 고금리에 시달리는 기업체들을 찾아다니며 저리의 사채 뭉칫돈을 알선해주겠다며 수고비를 요구하는 사기꾼이 설치고있다.

지역 금융권에 따르면 IMF 외화 위기가 닥친후 신원을 알수 없는 남자가 대구지역 각 금융기관을 돌며 해외교포가 보유하고있는 수억달러의 외화를 저리로 빌려쓰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하고다닌다는 것.

지역의 모 상호신용금고 사장은 "지난 16일 경상도 말씨를 쓰는 40대 남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와재미교포 자금 1억~3억달러를 연리 5% 5년 분할상환 조건으로 빌려쓸 생각이 없느냐는 제의를받았다"고 말했다.

이 금고 사장은 "워낙 엄청난 거액인데다 대출금의 2%를 사례금조로 요구하는등 미심쩍은 구석이 많아 원화로 환전해 예금해 준다면 고려해 보겠다고 은근히 떠봤더니 전화를 끊었다"고 전했다.

지역 ㄷ은행 국제부 관계자는 "한달전 웬 남자가 은행을 찾아와 출처를 밝힐수 없는 수억달러의자금이 있는데 빌려쓰지 않겠느냐고 제의했다"며 "국제금융 시스템상 불가능한 일인데다 ㄷ대가로 사례금을 요구하는등 의심스런 점이 많아 이것저것 따져 물었더니 당황해하며 돌아갔다"고 말했다.

한 건설업자는 "최근 전직 고위 정치인이 감추어둔 1백억원을 연 8%에 이용하도록 알선해주겠다며 접근한 한 남자로부터 차비조로 우선 5백만원을 요구받고 잠시 흔들린 적이 있다"고 말했다.이 업자는 "극심한 자금압박으로 부도위기에 몰리는 일부 업자는 이런 유혹에 넘어가 수백만원을날린 경우도 있으나 외부에 알려지는 것이 창피해 경찰에 신고하지않고 있다"고 전했다.은행 관계자는 "요즘들어 IMF 사태 이후 외환 위기 심리에 편승해 금융기관을 상대로 거액의 달러화 대출을 알선해 주겠다는 브로커들이 종종 발견되고있다"며 "사기일 가능성이 높은만큼 조심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金海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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