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매일신문사 3층회의실에서 열린 문경.예천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토론회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1시간동안 진행됐다. 그러나 후보들에게'마지막 한마디'를 부탁하자 신영국(申榮國)후보와 이상원(李相源)후보가 신국환(辛國煥)후보의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의 행보를 놓고 공격, 한바탕 막판논쟁이 일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 부여하는 후보 나름대로의 의미와 유권자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것은.▲신영국=이번 선거는 도덕성과 연관이 돼 치러지게 된 것이다. 따라서 지금껏 도덕성에 있어서조그만 흠집도 남기지 않으려 나름대로 최대한 노력했고 그같은 삶이 평가받아 이번 선거에도 나설 수 있게 된 것 같다. 지난 13대국회 의정활동 경험이 있고 당시'지역 사랑'을 현실화시켰다는점에서 감히 적임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출마했다.
▲신국환=이번 보선은 IMF시대라는 경제파탄의 와중에서 치르는 데다 지난 대선에서 그 책임을물어 50년만의 여야 정권교체가 달성된 이래 처음 치르는 선거다. 지역 선거이지만 국민들을 고통에 몰아 넣은 구정부의 책임을 묻는 선거로 이어질 것이다. 새로운 인물이면서도 전문가가 나와야 한다.
▲이상원=이번 선거는 황병태(黃秉泰)전의원의 의원직 상실에 따른 것이고 정치권 인사들이 많이연루된 사건과 관련돼 있다. 이제는 깨끗하고 정직한 의원이 나와 다시는 이같은 보선이 치러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 지역은 폐광에 따른 타격과 어려워진 농촌경제 등으로 급속히 낙후돼 있다. 이런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출마했다.
-문경.예천지역은 소위 소지역 대결구도 양상이 심각한 선거구중 하나다. 이번 선거에서 이를 극복할 방책을 후보들에게 직접 듣고 싶다.
▲신영국=소지역주의를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평가하기는 어렵다. 자기 출신지를 위하고 아낀다는측면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선거에 임할때 더 중요한 것은 먼저 인물을 보고 이어소속정당 등을 봐야 한다는 점이다. 소지역주의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마지막 판단이 돼야 한다.
▲신국환=지난 총선에서 같은 생활권임에도 서로 출신지를 배경으로 다투는 모습을 보면서 환멸을 느꼈었다. 이제는 세계화 시대고 국가와 지역도 화합을 이뤄야 발전이 가능하다. 본인의 가장중요한 선거전략중 하나가 지역화합이다. 두 지역을 다 만족시킬수 있는 사람이 나와야 사랑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상원=소지역대결 양상의 선거행태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두 지역 주민들에게 호소해 양지역이 한 뜻으로 모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그러나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지역정서상 서로 화합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선거법 개정을 통해 두 지역을 분리하는 방안도 고려해 봄직하다.
-상대 후보에 대한 자신의 비교우위는 어떤 분야라고 생각하나.
▲신영국=첫째, 도덕성에 있어서 별다른 흠집이 없다. 둘째는 잔여임기가 2년뿐인 보선이어서 의정경험이 있는 사람이 초선보다 국정에 임하는데 시간 낭비가 덜할 것이다. 중소기업이긴 해도20여년 기업을 운영한 경험은 모든 부문이 기업 경영마인드를 도입하려는 때에 국가에도 도움이될 수 있을 것이다. 또 지역에서 평가를 받기 위해선'앞으로 이런 일을 하겠다는 것'보다는'과거에 이렇게 지역발전에 이바지했다'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그간 몸과 마음을 바쳐 최선을다했다.
▲신국환=산업자원부(상공부)에서 30년동안 수출주역으로 일해왔다.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의 수출정책에 따른 실무주역으로 1백억달러 수출을 이뤄내는 등의 경력과 함께 강한 추진력을 갖고있다. 또 그같은 경력속에서 각 정부부처와 재계 등에 폭넓은 인맥이 있다. 집권여당과 같은 길을가고 있어 지역 숙원사업들을 처리하는 데도 누구보다 강점이 있다. 국회에는 어느때보다 국제화된 사람을 요구하고 있는데 그 점에서도 차별화가 된다. 공무원생활, 그리고 삼성물산 고문으로있으면서 손가락질 받은 적 없다.
▲이상원=강점이라고 한다면 누구보다도 젊고, 따라서 정치를 키워 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또 깨끗하고 정직하게 기업을 운영해 왔다. 22년간 9개회사 회장으로서 최말단부터 회장에 이르기까지두루 거친 실물경제통이라고 자부한다.
또 어떻게 하면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른 청사진도 마련해 뒀다. 지역민들은 분명히 젊고 추진력있는 나를 선택할 것이라고 감히믿어 의심치 않는다.
-신영국후보는 보선에 크게 나설 마음이 없었던 걸로 전해지고 있다. 신후보와 황병태전의원간의관계를 들어 황전의원의 대리인이라는 설도 있다.
▲신영국=황전의원과는 정치를 같이 해와 누구보다 사적으로 친근한 사이다. 그러나 공.사는 엄연히 구분짓는다. 대리인이란 말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 당초 입후보 할 의지가 없었던 것은 맞다.문경전문대를 운영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보람인데 무슨 정치냐며 염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나라당에서 연락이 와서"여론조사를 해보니 괜찮다"며 당의 명령 아니라 지역민들의명령으로 생각해 나왔다.
-신국환후보는 30년 공직생활을 현대중공업 비자금사건에 연루돼 명예스럽지 못하게 마친 걸로안다. 해명할 수 있나.
▲신국환=사무관으로 출발해 정무직을 거친 공직생활동안 각종 감사와 평가를 받았지만 깨끗한공직자로 인정됐다. 93년 사건은 사실 확인결과 흠이 없다고 사정기관이 결정했었다. 양심에 가책될 일을 한 적 없다. 또 재산을 봐도 공직기간동안의 증식이 전혀 없다. 자민련과 국민회의도 공천과정에서 뒷조사를 통해 종합평가를 해,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기에 공천을 받은 것으로 믿고있다.
-이상원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3천여표를 얻는데 그쳐 당선가능성과 관련, 출마 동기에 의구심을갖게끔 한다. 또 선관위에 등록된 주소지가 서울 종로구 연건동이다. 법적으로는 서울사람인데 지역에 와서 표를 달라고 할 수 있나.
▲이상원=당시 선거전 6개월 동안 지역구를 갈아 2만표정도 기대했으나 황전의원과 이승무(李昇茂)전의원간 예천-문경간 지역대결구도여서 표를 잃었다. 소지역주의만 아니었다면 충분히 2만표정도는 얻었을 것이다. 서울에 기업이 많고 매일 여러가지 인, 허가 사항 등 행정적인 문제들이많다. 주소지를 옮기면 이 때문에 상당히 고통스럽다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지역구에 주소를 두는 것은 당연하지만 현실적으로 볼때 어느 것이 합리적, 생산적이냐를 따졌다.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신영국후보는 13대국회에서 지역구 관리나 지역 발전 등에 다소 소홀했다는 평가도 있다. 당선된다면 지역발전을 위해 어떤 복안을 실현할 수 있나.
▲신영국=지난 13대 의정활동 당시 폐광지역에 대한 개발문제에 관심을 갖고 그 대책을 마련했었다. 태백탄광도 둘러보고 다른 나라 사례도 참조해 특별법을 만들어야겠다고 판단, 결국엔 폐광지역 지원특별법도 나온 것이다. 어려운 것은 폐광지역 개발작업에 들어가야 하는 돈이 1조6천억원이고 이중 1조2천억원이 민자 유치란 점이다. 지역 숙원사업이니 공약은 했지만 IMF시대에 쉽게될지 고민스럽다. 예천 숙원사업은 읍내 시가화를 위한 1백40억원정도의 예산마련이 급하고 만화교, 지보교 등과 내성천 보(堡)사업도 그렇다. 이의 추진에 힘쓸 것이다.
-신국환후보는 반형식(潘亨植)전의원이 느닷없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자민련에 입당함으로써 그과정에 모종의 거래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는데.
▲신국환=반전의원은 본인 스스로 시대정신과 정당행태 등을 종합판단해 그렇게 한 것으로 안다.중앙당에서 탈당 기자회견도 했고 공개리에 입당했다. 있을 수 없는 얘기다.
-이상원후보는 선관위 등록재산이 1백29억여원으로 나와있다. 실제는 1천억원에 달하는 재산가란말도 있다. 지난 총선때 40억원의 선거자금을 지출, 금권선거를 부추겼다는 비판도 있는데.▲이상원=1천억원운운은 금시초문이다. 먼저 선거때는 51억원 정도를 신고했는데 이번에 빌딩과주차장 대지를 구입하면서 재산이 늘어났다. 재산등록에 전혀 오해살 것이 없다. 선거자금 40여억을 지출했다는데 정말 사실무근이다. 그 만한 돈은 마련할 수도 없었다. 당시 예금통장을 보일 수도 있다.
▲신영국=신국환후보는 지난 번 대선때 한나라당 가족으로 지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면서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후보에 대해 좋지 않은 얘기도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한나라당이 싫고 신여당이 좋아 자민련 공천을 받게 됐다는 것인가. 3개월만에 달라진 입장변화에 대해 유권자들은궁금하게 생각할 것이다.
▲신국환=15대 총선이후 삼성물산 고문으로 있으면서 당적을 가질수 없어 자민련을 탈당, 무소속으로 있었다. 대선때 타후보를 비난한 사실이 없다. 한나라당에 입장한 적도 없으며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를 공식적으로 지지한 바도 없다. 다만 한나라당 경선당시 여러 인간적 의리와 관계때문에 개인후원회에 가입한 것은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김종필(金鍾泌)총리서리를 제일좋아하고 김총리서리도 그런 것을 알기 때문에 다시 부른 것이다.
▲이상원=신국환후보와는 자민련 공천 경쟁자였고 결국 낙천한 본인이 최대 피해자다. 대선때부터 자민련의 공동정부를 만들기 위해 김대중후보의 선거운동을 열심히 해왔다. 그 춥고 어려운과정에서 당에 몸담았고, 따라서 공천도 확실한줄 알았으나 이회창후보를 지원한 사람인 신후보가 갑자기 가져가 버렸다. 정치적 비애를 느끼고 통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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