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변표정-서울지검 남부지청

…안기부의 '북풍공작' 사건을 배후에서 지시한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던 권영해(權寧海) 전안기부장의 자살 기도 소식이 전해진 21일 오전 이 사건 수사를 맡고있는 서울지검 남부지청은 권씨소환에 대비, 보도진들로 북적거리던 전날의 모습과는 달리 엄청난 사건에 충격을 받은 듯 적막감속에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김원치(金源治) 지청장은 이날 평소보다 이른 시간인 오전 7시45분께 집무실로 나와 서류를챙긴 뒤 30여분 뒤 말붙일 틈도 없이 승용차로 서울지검으로 떠나 '돌출상황'이 발생했음을 암시.이에 앞서 김지청장은 이날 새벽 5시30분께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자택을 출발하면서 당직실에 전화를 걸어 "30여분뒤 도착할테니 준비하고 있어라"고 지시했으나 오전 7시가 넘어서야 도착.김지청장은 서울지검 본청에서 권전부장을 수사중인 신상규(申相奎) 형사5부장 등 수사팀으로부터 전화로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하고 대책을 숙의하느라 지청 도착이 지연된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이 나돌기도.

…이날 오전 9시40분께 서울지검 청사에서 김지청장의 권전부장의 자살기도와 관련한 브리핑이생방송으로 보도되자 박태종(朴泰淙) 차장검사를 비롯한 남부지청 검사들은 TV를 보며 사태의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

박 차장검사는 "나중에 만나자"며 일체 기자들과의 접촉을 삼가며 입을 다물었으며 이번 사건을담당한 형사 5부 검사들도 뜻밖의 사태 전개에 곤혹스런 표정.

…21일 오전 검찰에서 조사를 받다 할복자살을 기도한 권영해 전 안기부장이 입원, 수술을 받은서울 서초구 반포동 강남성모병원 3층 수술실 입구에는 3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었으나 병원측은 문을 굳게 잠근채 출입을 엄격히 통제했다.

병원측에 따르면 권씨는 이날 새벽 5시30분께 강남 성모병원으로 후송됐으며 응급처치를 거쳐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2시간 동안 김인철(金仁哲) 가톨릭의과학연구소장(60)의 집도로 복부 봉합수술을 받았다.

병원 관계자는 "병원에 도착할 당시 권씨는 출혈량이 많았으나 수술을 받고 위험한 고비는 넘겼으며 오전 10시 현재 회복실에서 쉬고 있다"고 전했다.

수술실과 중환자실로 통하는 입구가 완전히 봉쇄돼 권씨의 부인 김효순씨(57)와 딸들의 모습은외부에 전혀 노출되지 않았으나 이날 아침 일찍 검찰로부터 연락을 받고 병원에 도착, 권씨와 몇마디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해 전 안기부장이 서울지검 특별조사실에서 자살을 기도한사실이 알려진 21일 오전 권씨가 살고 있는 서울 송파구 가락동 예일아파트에는 아파트 경비원 1명이 굳게 입구를 봉쇄한 채취재진의 접근을 막았다.

이 경비원은 "권씨 집에는 아무도 없다. 올라갈 필요가 없다"고 거듭 말했다.

각층마다 2가구씩 모두 18가구가 입주해 있는 지상 9층짜리 이 아파트는 외진곳에 위치해 있어권씨의 자살기도 소식을 듣고 달려온 취재진 10여명을 제외하고는 아파트 입주민들조차 문을 굳게 걸어 잠근 채 외부로 일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겉으로는 정적마저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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