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말화제-대구 임종의 전화 대표 김상호씨

"가난하게 살다 간 사람의 장례를 내 힘으로 치렀다고 생각하면 뿌듯해집니다" 생활이 어려워 상(喪)을 당해도 장례를 치를 수 없는 소년소녀가장, 무의탁노인세대 등 생활보호대상자들의 장례를6년째 무료로 치러주고 있는 장의업자가 있어 훈훈한 화제다. 주인공은 대구임종의 전화 대표 김상호씨(34).

김씨가 영세민 무료장례를 시작한 것은 지난92년 9월 '대구 임종의 전화'를 만들면서부터. 1백만원이 넘는 장제비를 마련하지 못하는 생활보호대상자들의 장례를 정부에서 지급하는 장제비만받고 대행해주자는 취지에서였다.

하지만 김씨는 초 한자루 살 돈이 없어 쩔쩔매는 유족들에게 장제비를 달라는 소리를 차마 할 수없어 대부분 무료로 해줄수 밖에 없었다.

"이달초의 일입니다. 상주가 돈이 없어 팔순 노모의 장례를 치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18일간 라면으로 끼니를 때웠다고 하더군요. 장제비 말은 꺼내지도 못했습니다" 김씨가 치러준 생활보호대상자의 장례는 지금까지 모두 1백40여건. 이 가운데 70~80%는 장제비를 받지 못한 경우다.김씨는 앞으로 좀 더 거창한 계획을 갖고 있다. "일반인들의 유료 장례 1건을 의뢰 받을 때마다10만원을 심장병어린이 돕기 기금으로 적립할 계획"이 그것.

"죽은 사람의 장례를 잘 치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생각에서다. 〈李鍾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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