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 지역갈등의 단초로 알려진 고려 태조 왕건의 훈요십조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나와 관심을끈다.
연세대 문과대 설성경교수는 20일 제283회 국학연구 발표회에서 발표한 '영호남 지역갈등의 원천을 해체한다-고려 태조 왕건 훈요십조의 새로운 해석'에서 훈요십조가 지목한 '배역(背逆)의 땅'은 전라도가 아니라 충청도 일부지역이라고 주장했다.
태조 26년(943)에 만들어진 훈요십조(訓要十條)는 고려의 근간이 된 태조 왕건의 정치사상. 제8조는 '차현(車峴) 이남과 공주강밖(外)은 산형(山形)과 지세가 모두 배역(背逆)하였으니…비록 선량한 백성일지라도 마땅히 벼슬자리를 두어 권세를 쓰게 하지 말것이다'라고 적고 있다.이제까지의 해석은 '배역의 땅'은 차령과 금강을 북쪽 경계선으로 해서 그 아래 전 지역을 포괄하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설교수는 '공주강외(外)'는 '공주강(금강) 이남'이 아니라 '공주강까지'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태조 왕건이 지적한 '배역의 땅'은 차령을 북쪽경계선으로, 금강을 남쪽경계선으로 하며 이 지역은 호남지역과는 무관한 홍성 보령 부여 공주 연기 청주등 충청 일부의 극히 소규모지역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근거로 왕건이 고려왕에 즉위후 환선길(桓宣吉) 반란사건등 넉달 사이에 발생한 연이은모반사건이 모두 이 지역에서 발생했고 공주강은 풍수지리적으로 볼때 경주를 기준으로 할때나배류수(背流水)이지 고려의 수도인 개경으로 봤을때는 등지고 흐르는 배류수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개국 1등공신인 신숭겸(申崇謙·전남 곡성)등 태조 왕건을 보좌하는 개국공신, 황후등 다양한인물들이 후백제지역인들로 전라도인이 차별 받았다는 해석은 옳지 않다는 것.또 신라는 순순히 귀부(歸附)한 반면 후백제는 끝까지 왕건에 대항했기 때문에 왕건이 제8조의내용을 남기게 됐다는 설도 있지만 오히려 격렬한 전투가 벌어진 곳은 경상도지역이라고 주장했다.
설교수는 "조선후기 이익의 성호사설이나 이중환의 택리지에서 지방편견에 의한 주관적 풍수설로후백제 곧 전라도지역을 배역의 땅으로 지목한 것"이라며 "오늘의 지역갈등의 출발은 이와같은잘못된 역사해석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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