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대, 기아차 인수추진 배경·전망

현대가 기아자동차 인수에 본격적으로 나섬으로써 자동차업계의 대대적인 구조개편이 예상된다.구조개편 방향은 물론 현대, 대우라는 양대 메이커 위주의 빅 2체제를 의미한다. 현대와 기아의생산능력을 합치면 연간 생산능력이 2백50만대를 초과, 단번에 세계10대 자동차메이커로 도약하면서 규모의 경제효과를 누리게 된다는 점 때문이다. 대우는 이미 2000년대 국내외 생산능력 연간 2백50만대를 목표로 군산공장 준공, 쌍용자동차 인수에 이어 해외에서도 생산능력 확대에 주력해왔다.

이에 따라 현대는 기아 인수를 오래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는4~5년전부터 기아주식을 매집해 왔다. 기아를 인수할 경우에는 캐딜락, 시보레 등 몇개의 독립법인을 거느리는 미국 제너럴 모터스(GM)처럼 디비전 개념을 도입, 기아를 독립법인 형태로 경영하는 문제까지 검토해왔다. 그룹종합기획실과 현대자동차는 또 기아 인수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경제력 집중문제에 대한 대응논리도 개발하고 인수를 위한 세부추진계획을 만들어 정부당국과 기아 채권단을 접촉해 왔다.

경제력 집중문제에 대해서는 내년에 자동차시장이 완전개방되면 국내시장만을 대상으로 한 시정점유율이 의미가 없어진다는 점을 내세우고 현대가 기아를 인수하면 오히려 규모의 경제효과로국내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가 기아자동차와 맞먹는 계열사를 처분할 수도 있다는 점을 내세운 것도 경제력 집중이라는 비난의 소지를 없애기 위한 방편이라할 수 있다.

현대가 이처럼 기아 인수에 본격 나서자 삼성에는 비상이 걸렸다. 현대가 기아인수에 성공하면미국 포드와 제휴로 기아를 인수, 국내 자동차업계를 빅 3체제로 재편하려는 삼성의 전략이 큰차질을 빚게 되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럴 경우 삼성에게 자동차사업 포기압력이 보다 가중될 것으로 보고 현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편 현대의 기아인수방침은 '한국자동차산업의 발전방향'이란 현대그룹의 내부보고서에 의해 확인됐다.

20일자로 작성된 현대의 이 보고서는 "기아자동차를 정상화시키고 국제경쟁력을 갖추게 할 수 있는 국내 자동차업체는 현대밖에 없으며 2000년대 한국자동차업계가 살아남기 위한 유리한 선택"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현대와 기아의 생산능력을 합칠 경우 연산 2백50만대를 넘어 세계 10대 자동차업체로 진입하고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제품개발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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