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혼상담 급증 빚고민 위장이별도

IMF로 실직자가 1백60만명을 헤아리는 가운데 경제적 고통을 감당하지 못하거나 부부간 믿음에금이 가면서 이혼상담이 급증하고 있다.

21일 대구가정법률상담소에 따르면 IMF 충격이 시작되던 지난 1월에는 이혼상담이 63건에 그쳤으나 2월에는 98건으로 증가했고, 이달에는 21일 현재 70건으로 급증했으며 이달말쯤에는 1백50여건에 이를 것으로 전망, 이중 상당수가 실직이 원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경비업체에 근무하던중 지난 1월 해고된 50대 김모씨는 식당일을 하는 아내 유모씨로부터 "평생고생한 것도 불만이었는데 경비 일자리마저 없어진 남편이 짐스럽다"며 이혼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것.

작년에 남편이 실직당한 뒤 파출부일을 시작, 매일 마중나오던 남편의 잦은 잔소리에 불만을 품고 가출한 아내 박모씨는 "자녀를 맡기고 이혼하겠다"고 털어놨다.

또 최근 재산 상속포기, 한정승인신고 심판청구 등 배우자의 빚을 떠안지 않기 위한 법적 방어수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위장이혼'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찾는 사람도 늘고 있는 것으로알려졌다. 구청 공무원들에 따르면 전혀 이혼의사가 없어보이는 부부가 다정한 모습으로 와서는호적등본 등 이혼에 필요한 서류를 떼가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

가정법률상담소 손기순부소장은 "IMF 초기에는 이혼도 사치로 여겨졌지만 경제적 고통이 길어지면서 실직당한 가장을 외면하는 아내들이 늘고 있다"며 부부간 신뢰회복만이 위기를 이겨내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崔美和·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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