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2-안기부 개혁의 방향

안기부가 창설이래 가장 큰 변혁을 겪을 것이라 한다. 금주들어 안기부내 1급 부서장에대한 일괄사표를 받아 대폭적인 면직, 대기발령등의 조치로 물갈이 인사를 한데 이어 2~3급이하 하위직까지 포함, 약 1천명의 직원에 대한 인사 숙정을 단행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같은 인원감축에 따라 조직을 축소하고 기능을 조정하는 한편 지금까지 음지에서 양지로 향하는 안기부 운영방식을양지에서 양지로 향하도록 바꾸면서 이름도 바꾼다고 한다.

새 정부의 이같은 안기부개혁은 고통분담과 구조조정이란 차원의 인력감축, 국내정보부서및 인력축소와 해외정보강화등을 통해 시대변화에 부응하려는 자세로 평가할 수 있다. 뿐만아니라 지금까지 국내정치분야에 개입해온 과거와 근원적으로 차단하고 정보기관으로서 국가에 봉사하는 중립적 자세를 표방한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하겠다.

그러나 이같은 안기부개혁의 명분과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개혁방법과 절차문제에서 우려되는 대목이 없지않음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안기부와 같은 국가중추정보기관을 새로 창설하는 수준으로 쇄신하려면 쇄신의 방향과 조직개편의 틀을 먼저 제시하고 그에 맞춰 순차적으로 인사를 단행하는게 올바른 순서라 하겠다. 그러나 새 정부는 이에대한 구체적 방향제시없이 북풍조작수사과정에 숙정을 단행하면서 조직개편과 인사작업을 서두르는 인상을 주는것은 안기부의 새로운 위상정립작업과는 거리가 먼 느낌을 준다. 오히려 보기에 따라선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안기부개혁이라기보다 구(舊)정권의 인맥을 걷어내고 새정권의 인맥으로 교체하려는 작업으로 오해할수도 있다. 그것은 안기부의 정치개입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비치기보다 새로운 정치적 입김불어넣기로보이기도 한다.

물론 안기부가 창설될때부터 정치개입의 의도가 짙게 깔려있었고 그뒤 역대정권들이 정치공작에이용한 결과 이같은 대대적 물갈이 인사를 불러왔다고 할수있다. 특히 YS정부의 김현철인맥이저지른 비리는 국민들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기때문에 이들에대한 숙정인사는 불가피하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다고 새정부의 물갈이 인사가 또다른 인맥인사로 이뤄진다면 과거의 잘못이 되풀이될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객관적으로 투명한 원칙에 따른 인사가 요망되는 것이다.또한 21세기의 국가경영에 필요한 정보는 지금보다 더 다양하고 깊이가 있어야하고 이같은 정보를 제공할수있는 전문인력이 있어야한다. 그리고 남북분단 상황에서 안보에 필요한 대북정보전문인력도 갖춰야한다. 안기부개혁이 변화만을 위한 개혁이 돼선 안된다. 전문인력의 충분한 확보가관건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