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10대문제 너무 심각하다

무슨 일이든 끔찍한 일이 생기면 그제서야 관심을 나타낸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 그만이다.우리사회의 오랜 관행이다. 어제 오후 서울서 발생한 여중생4명 동반투신자살사건이 큰 충격을주었다. 과거에도 이런일이 생기면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교육관계기관과 학교가 법석을 떨고,전문가들은 10대를 올바르게 이끌 각종 방안을 제시하곤했다. 그러나 얼마안가서 언제 그런일이있었나 싶을 정도로 관심이 식고 만다.

청소년문제는 어제, 오늘 부각된 것이 아니다. 신문철을 뒤적여보면 10대들의 탈선기사가 나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다. 학교결석.집단혼숙.흡입제 사용.패싸움.강절도까지 우리사회의 범죄나 신분일탈범주의 모든 것에 해당할 정도다. 학교내 비행은 학칙에 따라 처벌하고 형사범은 법에 따라처벌하는 것만으로는 10대들을 바르게 이끌수가 없게된 것이다.

전문가들이 지적해왔듯이 첫째도 둘째도 청소년들에 대한 애정어린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 이번여중생동반자살사건에서도 4명중 3명은 이날 학교에 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물론 부모나 보호자가 일차적으로 등교여부를 살펴야 하지만 학교는 결석을 금방 파악할수 있는 공교육기관이다. 교사가 그들의 동태를 좀 더 관심깊게 보아 왔더라면 비극을 막을 수 있었을 것도 같다. 물론교사도 전지전능할 수 없고 업무량도 많은 것을 알고 있다. 또 평소에는 아무런 특이점을 보이지않다가 갑자기 충동적으로 일을 저지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학교에서 학생에 대한 감독을강화해줄 것을 당부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건은 우리사회의 그늘진 곳이 확산되고 있음을 나타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하지 않을 수없다. 자살동기(유서)가 가정빈곤으로 보이는 것이 가슴을 미어지게 한다. 학교등록금을 4개월동안 내지 못한 학생이 있었다는 점은 빈곤층이 얼마나 많은가 싶은 것이다. 사회전체가, 가장(家長)이 IMF에 목이 졸려 있는동안, 우리의 어린 자녀들은 등록금도 낼 수 없는 현실에 절망한 셈이다.

마침 미국서는 중학생이 "아이들을 혼내주겠다"며 권총과 엽총을 난사, 4명의 학생과 교사 1명이사망하는 충격적인 일도 벌어졌다. 10대문제는 근본을 다스리는 처방이 나와야겠다. 실업(失業)도사회가 책임져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면 10대의 문제도 사회가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서야 할때다. 가정.학교.사회의 3각협력아래 10대들을 순화.지원할 수 있도록 일대 각성이 촉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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