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영화마니아들이 돈을 모아 영화를 사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벤트기획사 C&J의 최원준씨(34)등은 최근 독일영화 '노킹 온 헤븐스 도어'의 판권을 구입해 28일 극장에 재개봉시킨다. 이 영화는 죽음을 앞둔 두 남자가 바다를 찾아 가면서 벌어지는 과정을유머스러우면서도 가슴 찡하게 그린 영화. 깔끔한 연출과 영상, 감동적인 내용이 독일영화답지 않게 세련됐다는 평을 들었다.
돈을 강탈당한 악당과 경찰의 추격을 받으면서 바다를 향해가는 이들의 여행담이 마치 '고래사냥'같은 느낌을 준다. 감독인 토마스 얀은 촬영직전까지 택시를 몰던 사람이다.
이 영화는 지난 2월 25일 대구에서 개봉됐으나 관객들의 외면으로 1주일만에 간판을 내렸다. 최원준씨는 "1천여명밖에 보지 못한 것이 안타까워 영화를 구입해 재개봉하게 됐다"고 했다.이들의 영화판권 구입은 영화계와 극장가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통상적인 영화배급구조를 깬것이다. 이제까진 흥행업자만이 영화를 구입해, 흥행을 위해 극장에 거는 것이 영화배급의 '관습'이었다.
또 하나는 열악한 대구의 영상문화 발전을 위한 영화마니아들의 적극적인 '영화사랑'을 보여준사실이다. 그동안 대구의 영화마니아들은 영화감상에만 주력할수 밖에 없었다. 영화 배급에 나선다는 것은 영화계의 '제도권'으로 진출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새로운 대구 대중문화의 창출과 연결된다.
이외 관람료의 역외유출, 나아가 직배영화의 달러유출까지 막을수 있는 한 방안이 될수 있다는점에서 영화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金英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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