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의 주민등록 전·출입 '마음대로'

민선 지방자치단체장 시대 이후 민원행정절차가 크게 간소화되면서 위장전출입·허위혼인신고 등이 늘어나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많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같은 허위신고를 적발해도 단속할 법규가 없어 처벌할 수도 없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행정업무 전산화로 주민등록지에서의 퇴거신고가 생략돼 전입신고만 하면 전·출입신고가 가능하게 된 후 학군관계로 위장 전·출입을 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또 주민등록번호만 알면 남의 주소지를 마음대로 옮길수 있어 자신도 모르게 주민등록이 옮겨진 사례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실례로 정모씨(43. 대구시 달서구 성당동)는 지난달말 대구시 달서구 성당동 동사무소를 찾아 와자기 딸의 주민등록이 딴 곳으로 옮겨져 있다며 원상회복을 요청했다. 동사무소측은 정씨의 딸이최모씨(43·여. 대구시 달서구 진천동)의 동거인으로 돼 있는 것을 확인하고 주민등록을 원상회복시켰다. 혼인신고도 아무런 신분확인절차 없이 누구에게나 발급해주는 호적초본과 보증인 2명의날인만 있으면 돼 무단신고에 대해 사실상 무대책이라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개인의 중대한 신분변동을 결정짓는데는 행정기관이 최소한의 사전 확인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시 중구청 민원실 한 관계자는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민원처리를 간소화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허위, 위장신고 등이 일어날 소지가 많지만 개인의 사생활에 대해 일일이 간섭할 수 없어 현재로선 해결책이 없다"고 말했다.

〈崔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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