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3사 재연프로 너무 많다

지상파TV 3사가 재연 프로그램을 너무 많이 내보내고, 게다가 뉴스를 비롯한 각종 프로그램에서도 재연기법을 남발하고 있다.

뉴스를 제외한 일반 제작프로그램 가운데 현재 방송 3사의 4개 채널에서 방송하고 있는 재연 프로그램은 모두 15편.

'이것이 인생이다', 'TV조선왕조실록' 등 재연 프로그램을 2편만 고정편성한 KBS 1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3개 채널에서 방송하는 재연 프로그램은 지나칠 정도로 많다.

KBS-2의 경우 재연 프로가 5편이다. '긴급구조 119', 'TV는 사랑을 싣고', '공개수배 사건 25시','다큐 남과 여', '비디오 챔피언' 등이 바로 그것.

'경찰청 사람들', '휴먼TV 즐거운 수요일', '다큐멘터리 이야기 속으로', '다큐멘터리 성공시대'를내보내는 MBC는 4편.

SBS는 '다큐 사건파일', '토요 미스터리극장', '추적 사건과 사람들', '시청자세상, 웃으며 사는이야기' 등 4편이다.

재연 프로그램을 비판하는 첫째 까닭은 귀신과 같은 초자연적인 현상이나 개인의 실수담처럼 지나치게 흥미 위주의 소재를 주로 다루기 때문이다.

둘째 사건·사고 재연 프로그램이 방송사 주장과 달리 모방범죄의 교과서로 이용되고 있는 탓이다. 10대 청소년범죄자들이 TV의 재연 프로그램을 보고 범죄를 저질렀다고 말하는 사례가 흔히발견되고 있다.

특히 메인뉴스의 사건·사고 보도에서 재연 장면을 자주 사용하고 있는 것은 뉴스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뉴스와 비뉴스 프로그램의 경계를 애매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빚고 있다. 오로지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그림이 없으면 재연 장면이라도 내보내는 TV뉴스 제작 관행은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IMF시대의 광고불황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덜 들어가면서도 시청률은 일정 수준 이상이보장되는 재연 프로그램을 많이 방송하고 있고, 또 재연기법을 남발하고 있을 따름이다.이와 관련해 방송위원회는 앞으로 방송심의규정을 개정할 때 뉴스에 재연 화면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또 재연화면에서 재연상황임을 고지표시하는 조항을 신설할 방침이다. 또 방송운용·편성에관한 기본정책과 편성기준 등으로 재연 프로그램이 유의해야 할 잣대를 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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