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중순답지 않게 초여름 날씨를 보였던 지난 11일 가족 나들이를 계획한 주부 이미희씨(30·대구시 동구 지묘동). 예전같으면 외국계 회사에 근무하는 남편 박형준씨(34)가 출근하지 않는 토요일엔 1박2일 여행을 떠나곤 했지만 요즘엔 좀체 여유가 생기지 않아 행선지를 경상감영공원으로잡았다.
중앙공원이 경상감영공원으로 재개장한 후 이곳을 처음 찾은 이씨. 푸른 공원과 도심이 경계없이어우러진 전경을 보고 '대구에도 이런 곳이 있었나'란 생각을 하며 "나 대구사람 맞아?"자문해본다.
도심이지만 차소리도 거의 없어 꽃나무 사이를 신나게 뛰어다니는 종훈이(4)를 앞세우고 남편과주중에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기에도 그만이다.
이제까지 매스컴에서 IMF다 뭐다 떠들어도 남의 일로 생각했는데 남편직장에서 이달말부터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다니 '괜찮겠지'하면서도 불안감이 가시질 않는다.
'종훈이 키우는 틈틈이 나가는 컴퓨터 강사일도 지장이 없어야 할텐데' 미간에 주름을 잡고 걱정하는 이씨를 보며 남편 박씨가 격려의 말을 건넨다.
"그래도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고 종훈이도 저렇게 잘 크고 있는데 무슨 걱정이야. 열심히만 살면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을테지"
따갑다 싶을 정도로 화사한 봄햇살이 깊어가는 가족간의 정을 토닥토닥 어루만진다.얼마전까지 끼리끼리 같은 옷을 맞춰 입고 신혼여행지나 유원지를 '티'내며 누비는 부부나 가족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나들이갈 때마다 유니폼처럼 꺼내입는 획일적인 커플룩보다 가지고 있는 옷으로 언제든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변형 커플룩이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이 코디법은 원조 커플룩이 은근히 부러우면서도 '이 나이에 내가'라고 생각하는 중년층도부담없이 선택할 수 있는게 장점이다.
오늘 이씨와 남편 박씨의 나들이 옷이 전형적인 예. 똑같은 형태나 색상의 옷은 아니지만 줄무늬원피스와 티셔츠로 일치감을 줬다.
'우린 커플'이라며 동네방네 외치기보다 '분위기'만 흘린다는 것.
이밖에 전혀 형태가 다른 옷이라도 커플이 흑백 투톤으로 옷을 통일시켜 두명의 의상이 조화를이룰 수 있게 하면 만점 코디.
원피스의 경우 자칫 밋밋해 보이기 쉬우므로 티셔츠를 어깨나 허리에 두르면 포인트도 주고 요즘처럼 변덕스런 날씨에도 대비할 수 있다.
줄무늬 원피스밑에 요즘 많이 출시되고 있는 원색의 스니커즈(흰 고무밑창을 댄 패션 운동화)를신어주면 산뜻한 맛을 더할 수 있다.
〈촬영협조:동아쇼핑 빈폴, 캔키드〉
〈金嘉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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